2년 전 우리는 평생 기억해야 할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다. 바로 세월호 침몰 참사다. 더욱 국민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것은 단체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안타까운 소식 때문이었다.
최근 단원고의 ‘기억교실’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생존 학생 학년들이 지난달 12일 졸업을 하고, 신입생 300명이 다음달 입학을 하게 되면서 그간 수면 아래에 있던 갈등이 표출됐다. 기억교실 10개를 보전하면 신입생들이 사용해야 할 8개 교실이 부족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416가족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교실 존치를 주장하는 반면,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은 교실을 학생들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등 서로 다른 의견으로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학교에서도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정답은 있을 수 없다.
자식 잃은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면 기억교실을 존치해야 하는 명분은 분명하다. 아직까지도 세월호 인양 문제,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 문제, 피해보상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남아있는 유족들에게는 기억교실의 존치가 현재로서는 마지막 보루인 듯 하다.
자칫 이 모든 문제가 흐지부지 끝나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노파심, 우려의 발현인 것이다. 그 아픔을 직접 겪지 않은 제3자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자의 심경을 모두 헤아릴 수 있을까.
다만, 지난 2년간 단원고를 다녔던 재학생들의 아픔도 한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들도 이미 많은 유무형의 피해를 입었지만, 아프다는 말 한번 제대로 못했을 거다.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들은 어떨까. 고교생이 된다는 기대감에 간 오리엔테이션조차 무산되는 등 단원고 입학생이 아니라면 경험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겪고 있다.
심지어 교장이 교체되고 교사들도 절반 가까이 바뀔 예정이라는 점은, 어른들조차 세월호 참사와 맞물린 단원고 생활이 쉽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억교실이 존치될 때 또 다른 4차ㆍ5차 피해자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교육당국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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