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3월 시골 고등학교에 처음 발령을 받아 학생들을 가르쳤다. 부임하자마자 1학년 담임을 맡았다. 교무수첩에 아이들의 생일을 기록해 두었다가 생일이 되면 ‘보름달’ 빵에 양초를 꽂고 노래를 부르며 축하해주었다. 그 때 그 아이의 계면쩍어 하며 좋아하던 모습이 어제 일만 같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 전수, 소질 계발, 인성 등 인간 됨됨이를 가르친다.
그래서 ‘선생님’, ‘스승’이라 부른다. 교육의 질은 선생님에게 달려있다. 선생님은 ‘미성숙’한 학생을 가르친다. 미성숙은 부족함, 불충분이 아니라 가능성과 가소성(可塑性)이다. 학생은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워주어 행복하게 살게 하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다.
평생 ‘선생’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매질’도 많이 했다. 스스로를 책망하며 아이의 손에 회초리를 쥐어 주어 나를 때리게도 해봤다.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 내 직분이라고 생각했다. 오늘의 시대가 바라는 선생님은 어떤 모습일까? 3월을 맞이하면서 선생님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선생님은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열정과 전문성은 교사에게 요구되는 필수조건이자 교육의 원동력이다. 열정이 없는 교육은 시든 교육이고 맥 빠진 교육이다.
학생이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하며, 어떻게 배우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학생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단순히 선생님이라는 지위와 권위로 학생을 억압하지 말고 자신의 편견을 학생들에게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글라써(William Glasser)는 “교육이 변하려면 수업하는 교사들에게 변화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학생을 지지해 주는 따뜻한 수업, 효용성 있는 공부, 칭찬과 격려, 질적 학습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수업, 그런 선생님을 3월을 맞이하며 생각해본다.
김유성 청덕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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