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잭슨 ‘주인공 본능’

오리온, 적지서 모비스에 역전승
막판 동점 상황서 극적 자유투
1차전 승리시 진출 확률 73.7%

▲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 울산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에서 오리온 헤인즈가 모비스 천대현의 수비를 받으며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68대68로 맞선 경기 종료 5.3초 전. 고양 오리온 조 잭슨(25·180㎝)이 자유투 라인 앞에 섰다. 한두 번 공을 코트 바닥에 튀기며 심호흡을 한 잭슨은 평소와 같은 릴리스로 자유투 1구를 던졌다. 공은 림을 한 차례 맞더니 그대로 그물 안으로 빠려들어갔다. 이날의 결승 득점이 나온 순간이었다.

오리온이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모비스를 69대68로 누르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동안 4강 PO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확률은 73.7%(28/38)이다. 두 팀의 2차전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4쿼터 막판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였다. 오리온과 모비스는 엎치락뒤치락하며 경기 내내 5점차 이내의 접전을 벌였다. 경기 종료 10초를 앞두고도 두 팀은 68대68로 맞서며 팽팽히 힘겨루기를 계속 했다. 

이 같은 힘의 균형을 깬 건 잭슨이었다. 잭슨은 마지막 공격에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로 모비스 천대현으로부터 파울을 유도, 자유투를 얻어냈다. 그리고 2구 가운데 1구를 성공시키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새로 도입한 외국인 선수 장·단신 구분 규정 덕분에 한국에 올 수 있던 잭슨은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가장 이목을 끈 용병이다. 화려한 드리블과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까지 갖춘 그는 1m 가까이 솟구치는 탄력을 이용한 덩크로 팀 분위기를 단숨에 뒤바꾸곤 했다. 시즌 초반 팀의 주포 애런 헤인즈에 밀려 출전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면서 부침을 겪었으나 시즌 중반 이후 팀에 녹아들면서 KBL을 대표하는 가드 가운데 하나로 우뚝 섰다.

 

잭슨은 이날 경기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양동근의 수비에 밀려 초반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으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본연의 실력을 발휘해 15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양동근(12점·5어시스트)과의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둔 셈. 오리온은 또 헤인즈가 22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고, 이승현이 12점 4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정규리그 2위로 4강 PO에 직행했던 모비스는 경기 초반 양동근과 함지훈이 공격을 이끄면서 오리온에 맞섰으나, 승부처 집중력 싸움에서 밀려 끝내 안방에서 1패를 안았다. 함지훈이 15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외국인 듀오 커스버트 빅터(13점·11리바운드)와 아이라 클라크(12점·8리바운드)가 25점을 합작하는 활약을 펼쳤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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