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내일부터 ‘추추대전’
“가문의 영광이다. 흔치 않은 성인데, 다른 감독보다 반갑고 경기도 재미있게 하겠다.”(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
“성이 같은 추일승 감독님과 맞붙게 됐는데, 그것은 접어두고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전주 KCC 추승균 감독)
17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두 추 감독은 이처럼 서로에게 친근감을 나타내면서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오는 19일부터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올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추추대전’이다. 현역 시절 벤치 멤버의 한을 지도자로서 털어낸 추일승 감독과 화려했던 선수 시절을 보낸 추승균 감독이 감독으로서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같은 성의 감독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것은 원년 기아(최인선)-나래(최명룡), 2000-2001시즌 삼성(김동광)-LG(김태환)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성은 같지만 두 추 감독의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학구파 지도자로 알려진 추일승 감독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 덕분에 ‘닥터 추’로도 불린다. 반면 지도자 경력 2년째인 추승균 감독은 선수, 코치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돋보인다.
이날도 두 추 감독은 전혀 다른 색깔의 출사표를 던졌다. 추일승 감독은 “우리 구단이나 저 역시 오랜만에 이 자리(챔프전 미디어데이)에 선 것 같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꼭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고 싶다”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맞서는 추승균 감독은 “4강에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서 챔피언결정전을 나가게 돼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면서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빠른 승부를 바란다는 점은 같았다. 추일승 감독은 “4강 때에도 한 번만 지고 올라가겠다고 말했는데,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한 번만 지고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승균 감독 또한 “선수 시절 항상 어렵게 우승해서 감독으로서는 쉽게 가고 싶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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