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양평 헬스투어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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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쿠마노 고도(熊野古道)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순례길이다. 쿠마노시는 옛 수행로 쿠마노 고도를 따라 걷는 워킹, 스트레칭, 온천 등으로 건강도 챙기고 휴식도 하는 헬스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 문화, 건강이 결합된 이 프로그램은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로 이어져 지역이 활력을 되찾았다. 일본에선 ‘에코 투어’ ‘헬스 투어’ ‘웰니스 투어리즘’ 같은 관광 프로그램이 확산 추세다.

 

우리나라에선 이와 비슷한 ‘양평 헬스투어’가 인기다. 양평군은 지난해 9월 여행을 겸해 산행ㆍ자전거 타기ㆍ건강 측정 등을 통해 건강을 챙기는 이색 관광상품을 처음 선보였다. 

먹고 즐기는 자연관광에서 건강과 치유로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에 맞춰 지역 자연환경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기획한 것이다. 헬스 투어는 1박 2일, 당일 코스 두 가지다. 코스는 소리산 코스(5.7㎞), 물소리길+자전거길 코스(16㎞)가 있다.

 

양평 헬스투어는 전문 건강 가이드가 함께 한다. 가이드는 계곡 트레킹과 산행 중간에 건강하게 걷는 법과 등산 요령을 알려준다.

숲 속에 매트를 깔고 누운 채 다리를 나무에 올려 기대놓고 쉬는 ‘횡와 외기욕’, 양말을 벗고 숲 속에 앉아 쉬는 ‘풍욕’,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크나이프 요법(냉자극 요법)’ 등을 지도한다. 산행 중 건강 측정과 운동효과 분석도 한다. 숯가마에서는 올바른 온찜질 방법을 알려준다. 식사는 동네 산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직접 기른 농산물을 이용한 건강 자연식이다.

 

이달 들어 본격 시행에 들어간 프로그램은 지난해 9~11월 3개월 동안 800여명이 참가했다. 건강 가이드 등으로 연 인원 182명의 일자리도 생겨났다. 양평군은 여행사를 겸한 법인 ‘양평헬스투어센터’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연중 무휴 운영 중이다. 

군은 차별화된 고급 건강투어를 원하는 관광객을 위해 하반기엔 1박 2일에 100만원 짜리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투어에선 종합건강검진, 전통 한정식 식사, 패러글라이딩 체험 등을 포함할 예정이다.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서울과 가까운 양평의 여건에 맞도록 헬스투어를 고안한 양평군의 발상이 신선하다. 양평 헬스투어는 지역민의 소득 증대와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양평관광의 효자프로그램으로 자리했다. 벤치마킹 대상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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