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정에는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새누리당은 박수영(52)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광온(59) 전 MBC 보도국장이다. 국민의당은 김명수(60) 전 수원시의회 의장이다. 정의당은 박원석(46)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1명, 야당인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이 각 1명씩이다. 언론은 이 지역을 전형적인 ‘1여 다야’(一與多野)라 부른다. 새누리당에게 유리한 구도라고 정리한다. ▶축복(?) 받은 ‘1여’의 생각도 그럴까. 박수영 후보는 처음부터 야권의 막판 연대를 경계했다.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1등에 올라도 ‘야권을 다 더한 것보다 많아야 이긴 것이다’라며 캠프를 긴장시킨다. 그런데 묘한 야당이 있다. 국민의당 김명수 후보다. 그는 여권 성향의 인사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외곽 조직이던 선진국민연대 출신이다. 그가 갖고 있는 표도 다분히 여권 성향이다. 적어도 수원정에서의 국민의당은 여권에 가깝다. ▶2013년 10월 8일. 경기도의회에서 조성욱 의원이 5분 발언에 나섰다. ‘누구를 위한 급식인가’라는 주제에서 보듯 야권의 복지 정책을 공격했다. “돈은 없는데 빚내서 복지만 하자고 하니 빚진 돈은 누가 갚아야 합니까..…무상급식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조 의원의 당시 소속은 새누리당이었다. 그 조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용인갑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새누리당 이우현(59), 더민주당 백군기(66) 후보와 3파전이다. 언론은 이곳도 ‘1여 2야’로 분류한다. 역시 틀렸다. 여권 후보 2명과 야권 후보 1명의 싸움이다. ▶3월 14일 수원정 여론조사(케이앰 조사ㆍ경인일보 발표)가 공개됐다. 여기서 김명수 후보의 인지도는 12.1%였다. 결코 만만치 않은 수치다. 용인갑 여론조사는 아직 주목할만한 발표 자료가 없다. 하지만, 여기서도 조 후보의 비중은 작지 않다. 도의원 시절 조 후보의 텃밭(남사면ㆍ이동면ㆍ원삼면ㆍ백암면ㆍ양지면ㆍ중앙동ㆍ동부동)이 상당하다. 결국, 수원정과 용인갑에서의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잠식 표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은 야권 분열 맞다. 하지만, 이 국민의당이 경기도 경계를 넘어오는 순간 복잡해진다. 지역에 따라 여권 분열표로도, 야권 분열표로도 변한다. 후보 단일화의 득실도 어지러워진다. 새누리당에 득 될 수도, 더민주당에 득 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어디로 튈지 모를 도깨비 불이다. 엄연한 야당인 국민의당이 여야 모두에게 위기와 기회로 돌변할 수 있는 경기도. 이 또한 경기도만의 색깔이다.
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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