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네거티브 전략 과연 효과적인가

이민우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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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이 올랐다. 정당별로 치열한 경선을 거친 후보자들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각 선거 캠프는 선거운동 전략을 짜느라 정신이 없다. 전략 중 첫 번째로 지역별로 유권자들의 민심을 반영한 다양한 분야의 공약을 만들고 있다. 대표 공약 등은 해당 후보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문구를 내세워 사실상 후보의 이미지나 다름이 없다.

또 하나의 전략은 유세 지역 선정이다. 예비후보 때엔 혼자 출·퇴근길 주요 길거리 등에서 피켓 홍보를 하거나, 일일이 돌아다니며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리는 수준이다.

하지만, 본 선거 후보가 되면서 집단 유세전이 가능해진다. 대형모니터와 스피커 등으로 중무장한 유세차량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또 어느 지역을 집중적으로 유세할 것인지 등 시간과 장소를 계획 있게 준비하고 있다.

 

대다수 후보 캠프는 마지막으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상대 후보의 정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상대의 부정적인 면을 들춰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모 후보는 선거구에 주소만 두고 있을 뿐, 실제론 서울에 산다”, “지역을 잘 모른다”라는 식의 작은 공격부터 감정이 격해지면 인신공격까지 이뤄진다. 심지어 선거 막판에는 서로 상대방을 고소·고발하는 물고 뜯는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네거티브 선거는 왜 이뤄지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이 같은 질문에 오랫동안 선거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그게 먹힌다’라고 표현한다. 특히 요즘처럼 선거운동 기간이 2주 정도로 짧은 상황에선, 좋은 공약을 홍보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상대방을 깎아내린다고 내 지지도가 올라가느냐는 미지수다. 선거운동을 통해 지지도를 높여야 지역에서 정치생활을 오래할 수 있다. 상대방을 헐뜯어서 당선되더라도 그 당선은 지속되지 못한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그만큼 많은 적이 생겨 역으로 공격당할 꺼리가 많아지고, 시민들에게도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박히기 때문이다.

 

각 후보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시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불신을 더 심어주기보다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민우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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