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영산홍, 봄을 외치다

오월의 문도 열리지 않은

불확실한 세상

야윈 가지에 터진

풋내어린 상처를 밟고

산야를 행군하는 진달래

피난 나온 이들을 유혹하던 벚꽃

휘날려 지는 날에도

가련치 않은 작은 키에

해를 먹고 꿈을 키웠던 영산홍

깊어진 상처 아물지 않은 이들이

꿈을 놓고 간

공원 소나무 아래

흰옷에 붉은 왕관을 쓰고

그들의 봄을 시위하고 있다.

이철수

전북 군산 출생. <문학공간>으로 등단. 시집 <섬 하나 걸어 두자> <자전거를 타고 온 봄>. 경기도문학상 우수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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