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우리 맑은내로 봄나들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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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제24회 세계 물의 날’을 맞아 K-water는 과천 막계천에서 과천시와 군부대, 사회단체와 함께 하천정화활동을 펼쳤다. 막계천은 한강수계 양재천의 지류로서 청계산으로부터 발원하여 조절저수지, 서울대공원을 지나 인공호수인 과천저수지로 흘러 들어간다.

규모는 연장 1.75km, 유역면적 10.48㎢인데, 길이에 비해 면적이 넓고 유량이 많아 서울대공원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고, 과천저수지 인근에 농업용수를 제공하고 있다.

 

막계천은 옛날에는 아름다운 순 우리말인 ‘맑은내’로 불리우다 일제 강점기인 1914년에 맑은내의 한자표기인 막계천(莫溪川)으로 변경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옛날 서리풀이 무성했다 하여 ‘서리풀이’라고 불렀던 서초동(瑞草洞)이나, 개울물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르는 벌판이라는 뜻의 ‘서릿벌’이 반포(盤浦)로 변경된 것처럼, 본래의 아름다운 뜻을 잃어버린 사례가 막계천만의 일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맑은내’라는 지명이 사라져 안타까운 건 사실이다.

 

하천정화활동 중에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은 이른 봄이라 그런지 주변이 조금 삭막하다. 막계천을 따라 쭉 걷다보니 교량 아래에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군데군데 산책로가 끊겨 있고, 아무렇게나 자란 나무들의 앙상한 가지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어 접근 또한 쉽지 않다.

화창한 날씨인데도 산책을 나온 시민보다는 여기저기 돋아난 쑥 뜯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일 뿐이다.

 

이러한 막계천이 시민들과 함께하는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과천시는 국토교통부의 ‘2017년 지방 하천정비 국고보조 사업’으로 약200억원을 신청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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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초에는 현장실사가 이루어지고, 이후 우선순위 심사를 통해 금년 중에 사업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예산이 편성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2~3년간의 정비기간을 거쳐 새롭게 변화된 막계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이 조성된 자전거길을 따라 반짝이는 햇살을 받으며 라이딩을 즐기는 학생들, 물길을 따라 산책로를 한가로이 거니는 노년의 부부, 그리고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온갖 봄꽃들이 만발해 있는, 그야말로 ‘물, 자연,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지는 막계천의 모습을 그려본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하천정비가 끝나게 되면 아름다운 옛 이름 ‘맑은내’로 하천이름이 다시 바뀌는 바램을 가져본다.

 

자연과 어우러진 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다시금 되찾은 맑은내로 우리 봄나들이 한번 가시지 않을래요?

 

조관식 K-water 수도권지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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