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강속구 던지다 109km 커브… SK 김광현, 호랑이 농락

▲ 김광현 피칭160413-SK 와이번스 제공
▲ 사진=김광현. SK 와이번스 제공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좌완 김광현(28)이 13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효과 속도’의 진수를 선보였다. 효과 속도는 스피드건에 찍히는 물리적 속도가 구종과 로케이션에 따라 타자에게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를 정리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구속 차이가 30㎞쯤 나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효과 속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고들 하는데, 김광현은 무려 40㎞의 속도 차로 상대 타선을 흔들었다.

 

김광현은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따냈다.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은 각각 1개씩 내줬고, 삼진은 무려 8개나 잡았다. SK는 김광현의 쾌투에 힘입어 KIA를 2대0으로 따돌리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김광현의 효과 속도는 직구와 커브에서 극대화됐다. 김광현은 최고 구속 150㎞를 찍는 직구와 109㎞의 커브를 섞어 KIA 타선의 혼을 빼놨다. 또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은 여전했으며, 겨우내 연마한 체인지업의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김광현의 도우미’로 알려진 주전 포수 이재원과 호흡을 맞춘 것도 효과적인 경기 운영에 도움을 줬다.

 

김광현은 1회초 KIA 테이블세터 김주찬과 김민우에게 안타를 맞아 맞은 무사 1, 2루에서 김주형과 필로부터 각각 병살타와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위기를 넘긴 뒤 6회까지 순항했다. 직구, 슬라이더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조합하는 볼배합으로 안타 2개를 허용했을 뿐이다. 김광현은 7회초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2사 1, 2루에 몰렸으나, KIA 이범호를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리그 홈런 1위 팀인 SK는 이날 경기에서도 대포를 쏘아 올리며 김광현의 승리를 도왔다. 5회까지 단 1점을 뽑는데 그친 SK는 6회말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가 솔로포을 터뜨리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고메즈는 KIA 선발 지크 스프루일의 149㎞ 직구를 두들겨 중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시즌 3호째.

 

SK는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박정배와 박희수가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승리를 지켰다. 9회초 마무리로 등판한 박희수는 2사 1루에서 KIA 이범호에게 우전 2루타를 받아 2사 2, 3루 위기에 처했으나, 후속 이홍구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세이브를 챙겼다.

 

김용희 SK 감독은 경기 뒤 “김광현이 1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잘 넘긴 뒤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며 “타선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적시타와 홈런을 때려 이길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은 “포수 이재원이 유도한 대로 던지다 보니 완급 조절이 잘 됐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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