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필 기자의 작전타임] KCC 수원 연고지 이전… 적극적인 구애가 필요할 때

▲ 서수원칠보체육관. 경기일보DB
▲ 서수원칠보체육관. 경기일보DB

최근 프로농구 최대 화두는 전주 KCC의 연고지 이전설이었습니다. 지난 18일 한 매체가 “KCC가 수원으로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면서 점화가 됐습니다. 이 보도는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 게재됐고, 순식간에 1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사실 KCC의 연고지 이전설은 그 시기를 정확하게 가늠할 순 없으나,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 시발점은 알려진 대로 체육관 문제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KCC는 전주실내체육관을 홈 구장으로 사용했습니다. 전주실내체육관은 1973년 개장해 지은 지 40년이 넘어 심각한 노후화와 안정성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었죠. 당연히 KCC는 새로운 체육관을 지어달라고 수차례 전주시에 건의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불가’였습니다. 체육관을 신축하겠다고 했다가 말이 바뀐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KCC로선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전주시와 갈등을 빚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수원일까요. 전주시 근처 전북 군산도 있는데 말이죠. 군산은 KCC가 제2 연고지로 삼은 곳입니다. 2013-2014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군산 명월체육관에서 정규리그 홈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요. 이에 전주시와 마찰을 빚고 있는 KCC가 연고지를 이전한다면 군산으로 갈 것이란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서수원칠보체육관이 완공되면서 KCC의 연고지 이전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수원시가 서수원칠보체육관을 앞세워 프로농구단 유치에 나서면서였죠. 물론 당시 수원시는 KCC 외에도 부산 kt를 서수원칠보체육관 주인 후보군에 올려놨습니다. kt는 야구단뿐만 아니라 하키단, 사격단 등 모든 스포츠단 사무실이 수원에 있었기 때문에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 거죠. kt 농구단의 숙소가 수원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런데 kt가 부산에 정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자연스레 KCC가 유치 대상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이 난무하게 됩니다. ‘KCC가 서수원칠보체육관 대관 신청서를 제출했다’, ‘KCC가 서수원칠보체육관을 방문해 수원시에 내부시설 개선을 요구했다’ 등 여러 이야기가 나돌았습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아직 확인이 안 되고 있지만, 확실한 건 수원시가 지난 3월 이후 KCC에 유치 의사를 전달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KCC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고요.

 

지난 3월 2015-2016시즌 플레이오프가 한창일 때, KCC 관계자를 만나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수원시로부터 아무런 제의를 받지 못했지만, 좋은 조건이라면 옮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18일 또 다른 KCC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수원시가 유치 의사를 표명한 게 맞고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KCC 숙소가 수원 인근 용인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었고요.

 

다만, KCC는 그때나 지금이나 베스트 시나리오로 전주시가 새 체육관 건설에 나서는 걸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전주를 연고지로 두면서 세 차례나 챔피언에 등극했던 추억, KBL 리그 최고 응원 열기를 자랑하는 전주팬들의 사랑을 한순간에 ‘나 몰라라’ 할 순 없는 법이니까요.

 

결국 KCC의 연고지 이전 문제는 수원시와 전주시, 두 지자체 중 누가 더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입니다. 앞서 염태영 수원 시장은 야구와 축구, 배구에 이어 농구단을 유치해 수원을 ‘스포츠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수원시로선 보다 적극적인 구애를 펼칠 필요가 있겠습니다. 언론을 통해 KCC에 러브콜을 보낸 정황이 드러난 이 마당에 더이상의 연막은 의미가 없으니까요.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