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설탕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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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에서 금지어(?)인 ‘전쟁’까지 언급하며 식생활개선의 그 절박함을 표현할까? 비만과의 전쟁, 담배와의 전쟁, 트랜스지방산과의 전쟁, 소금과의 전쟁, 이제는 설탕과의 전쟁...

 

요즈음 젊은이들은 흔히 한 손에 커피나 음료수 등을 들고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보편화되고 있다. 심지어 대학생들은 수업시간에도 음료수를 들고 들어온다. 기회다 싶어서 즐겨 마시는 음료수의 용량, 열량, 용도, 함유된 성분 등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학생들의 대답은 놀랍게도 잘못 알고 있거나 전혀 모르거나 아예 관심조차 없다.

특히, 모두가 다이어트에 초미의 관심을 갖고 있지만 청량음료 250㎖한 캔에 함유된 설탕이 37.5g, 각설탕 12개 이상으로 하루 설탕 권장량을 훌쩍 넘는 숫자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지금부터 상표 뒷면의 깨알 같은 글씨를 꼭 읽어보겠다고 한다. 그 비싼 가격에 그 허접한 성분이라니 그야말로 무식한 소비자는 봉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에 맞추어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2020년까지 하루 섭취 열량의 10%이내로 억제하겠다고 한다. 우리 국민은 가공식품 중 주로 탄산음료, 빵, 과자, 떡, 쿠키 등에서 당류를 섭취하고 있다. 

가공식품에서 당류 섭취량이 하루 열량의 10%를 초과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9%, 고혈압은 66%, 당뇨병은 41% 높다고 한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50만명 늘어 150만명을 넘어선 것도 당분 섭취 증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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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 청년층의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은 2013년 이미 10%를 초과했다. 이로 인한 소아비만은 지방간, 수면부족,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피부질환, 당뇨병, 뼈·관절장애 등의 성인형 만성질환의 주범이다. 설탕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과잉섭취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맛은 점점 자극인 것에 탐닉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설탕의 과잉섭취로부터 지켜내야 하지 않겠는가?

 

세상이 힘들다 보니 너무 달콤한 세상을 원해서 일까? 연인들의 애정표현의 절대수단이 된 쵸코렛과 마카롱조차도 과유불급이 되지 않도록 그야말로 개념있게! 맛에 대한 적응은 보름 정도부터라고 하니...

 

최근 집밥을 컨셉으로 하는 TV ‘쿡방’에서는 성공한 유명 요리연구가의 “맛이 없으면 설탕을 듬뿍 넣으라”는 말에 온통 달달함이 인기절정이다. 대중매체의 국민건강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정재홍 신안산대학교 호텔조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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