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타] 더 강해진 김광현… 더이상 투피치가 아니다

▲ 김광현 피칭160424-1075w

통산 100승, 4년 전만 해도 불가능할 것만 같았다.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28)은 2010년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안면 마비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2007년 SK에 입단한 뒤 4년 동안 500이닝이 넘는 혹사에 시달린 결과였다. 이후 김광현은 2011년 4승, 2012년 8승에 그쳤다. 류현진(29·LA 다저스)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왼손 투수로 자리매김했던 모습은 다신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2013년 10승을 거두면서 재기에 성공한 김광현은 2014년 13승, 2015년 14승을 거쳐 올해 3승을 더해 100승 고지를 밟았다.

 

100승의 완성은 지난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이뤄졌다. 김광현은 이날 선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 KBO 리그 통산 26번째·왼손 투수 3번째·최연소 3위·구단 역사상 프랜차이즈 최초의 100승 투수 등 다양한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다.

 

대기록을 쓴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25일 김광현은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 했다. ‘100승까지 가장 힘든 시기가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그는 “2010년 이후 아팠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대답했다. 김광현은 “언제 나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막막함이 컸던 시기였다”면서도 “가족과 팬분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고, 어제와 같은 영광스러운 시간도 있을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2014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더 강해졌다. 직구·슬라이더에 의존하는 ‘투피치 투수’라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체인지업과 커브를 연마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체인지업 제구를 잡으면서 ‘오프스피드(offspeed)’ 피칭을 더했다. 오프스피드 피칭이란 구종에 관계없이 구속 차이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를 말한다. 김광현은 직구(최고 구속 155㎞)보다 무려 40㎞ 가까이 느린 체인지업(최저 구속 118㎞)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타자들의 혼을 빼놓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김광현을 다승왕 후보 1순위로 꼽은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자신의 투구에 박한 평가를 내렸다. 오프스피드 피칭 만족도로 10점 만점에 3점을 줬다. 그는 “체인지업 제구가 아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더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다시 한 번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는 올해 목표로는 개인 최다승을 잡았다. 김광현은 “많은 이닝을 던져 2010년 기록했던 17승을 뛰어넘고 싶다”며 “100승을 달성했지만 다 지나가는 과정이고,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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