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BL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 지 열흘이 지났다. FA 대상자 45명은 지난 1일부터 원 소속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오는 16일까지 계속되며 여기서 결렬될 경우 17일 FA로 공시된다.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은 17일부터 나흘간 원하는 FA 선수에 대한 영입의향서를 제출한다. 여기서 러브콜을 받지 못한 선수들은 25일부터 원 소속구단과 재협상을 해야 한다.
KBL 10개 구단은 아직 이렇다 할 계약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10일 오전 현재까지 소위 말하는 ‘A급 선수’와 재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구단은 당연히 “재계약”을 외치고 있지만, 선수들의 마음은 본인 외에는 알 수 없는 법이다. 각 구단이 이맘때 “협상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대답밖에 내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기·인천 지역을 연고로 하는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인삼공사, 인천 전자랜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협상테이블은 차렸지만, 도장 찍는 소리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 오리온 “우승멤버 그대로 간다”
지난 시즌 챔피언 오리온은 FA 4명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문태종, 허일영, 김강선, 김민섭이 그들이다. 오리온은 주요 FA를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다. 김태훈 오리온 사무국장은 “전력누수를 막는 게 최우선 과제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계약을 마무리 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국장은 “추일승 감독도 모든 선수와 계약을 원하고 있고, 선수들 역시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현재 상황을 덧붙였다.
오리온으로선 문태종과 허일영이 필수 재계약 대상이다. 다행히 문태종과 허일영의 재계약 의사도 분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국장은 “문태종은 1년 정도 더 선수생활을 하는 쪽으로 최근 가족과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며 “잘 추려서 계약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허일영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금액이 오간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우린 재계약을 원하고 있고 선수도 긍정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 변화의 바람… 전자랜드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문 전자랜드는 변화를 꾀한다. 갤러리캡의 여유가 있는 만큼 원 소속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FA 대상자들에 러브콜을 보낼 계획이다. 김성헌 전자랜드 사무국장은 “검토 단계이지만 FA 시장에 우리 팀 색깔에 맞는 선수가 나온다면 사인 앤 트레이드로라도 영입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양동근(모비스), 김선형(SK) 등 A급 선수들은 사실상 FA시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보고, B급 선수들 대상으로 영입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5명이나 된다. 박성진, 정병국, 송수인, 박진수, 이정제다. 전자랜드는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무리를 하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 국장은 “이정제와 계약은 마무리됐다”며 “박성진과 정병국는 서로 원하는 금액에서 차이를 조금 보이고 있다. 의견 차를 좁혀보겠다만, 최악의 경우 재계약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느긋한 KGC
KGC는 오리온, 전자랜드와 달리 느긋하다. 올해 FA 대상자가 포워드 차민석 하나뿐이다. 포워드 자원이 풍부한 KGC는 당초 차민석에게 전력분석관 자리를 제안했으나, 본인이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협상 테이블을 차리게 됐다. KGC는 재계약보다는 오픈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차민석에게 기회를 줄 예정이다. 김성기 KGC 사무국장은 “차민석도 현재 팀 사정상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며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 다른 구단과 협상을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마침 차민석을 원하는 구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은 “2개 구단 정도가 민석이를 영입하고 싶어 한다”며 “선수 본인이 원하는 구단에서 뛸 수 있도록 사인 앤 트레이드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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