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텃밭 전체를 살펴보니 잡초가 우거진 곳의 나무는 하나같이 생장이 더딘 것을 확인한 다음 그동안의 무관심을 탓하며 텃밭 전체에 대한 일종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 틈틈이 잡초를 뽑고 퇴비를 더하여 땅 힘을 북돋워 나무들이 화창한 봄기운을 충분히 누릴 수 있기를 기다렸다.
최근 우리 경제의 최대 이슈는 부실 산업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을 시작한 후 경제구조를 한 단계씩 고도화했을 때마다 상당한 진통을 수반한 구조조정 과정을 겪어왔다.
19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한 경공업 구조조정이, 1980년대는 비효율 극복을 위한 중공업 구조조정이 있었다. 1990년대말의 IMF 외환위기에 따른 산업과 금융 전반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선별적 구조조정까지 거의 10년을 주기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져 왔다.
구조조정은 해당 산업분야의 부실정리와 지배구조 개편, 대규모 자금조달과 금융지원, 정리대상 산업부문의 인력감축과 실업문제 해결 등 3가지 난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그래서 구조조정 과정은 험난한 가시밭길로 알려져 있다.
작은 텃밭의 나무 몇 그루도 제대로 키우려면 텃밭 전체에 걸친 꼼꼼한 손길이 요구되듯이, 우리 경제의 장기적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섬세하면서도 노련한 외과수술처럼 경제를 살리고 문제의 근인을 치유하는 지혜로운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지영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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