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스타] SK 와이번스 최승준, 깨어난 우타 거포 잠재력

▲ 최승준 SK 와이번스 제공
▲ 사진= 최승준. SK 와이번스 제공

프로야구 2013년 퓨처스(2군)리그 홈런왕(19개) 최승준(28·SK 와이번스)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파워를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LG 트윈스의 4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최승준이 1군에서 뛴 건 8경기(타율 0.077)에 불과했다. 허리 부상도 있었지만 발이 느리고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탓에 수비가 불안해서였다.

 

SK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최승준을 영입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포수 정상호(33)의 보상선수로 그를 선택한 것이다. SK는 당시 “최승준의 우타 거포 잠재력을 주목했고, 가장 작은 구장인 우리 홈 구장에 적합한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최승준은 실망스러웠다. 15경기, 40타수에서 삼진을 무려 25개나 당했다. 타율은 1할대(0.100)에 그쳤고, ‘시범경기 삼진왕’이란 불명예 별명까지 얻었다. 시즌 개막 후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제한된 기회 속에 출전한 4월 8경기, 18타수에서 삼진 7개를 당했다. 타석의 절반 가까이 삼진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그랬던 최승준이 지난주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였다. 5경기에서 홈런 3개를 쏘아 올리고, 장타율 1.182, OPS(장타율+출루율) 1.644를 기록했다. 타점도 7개나 곁들였다.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홈런포를 쏘아 올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대3으로 뒤진 7회말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첫 번째 그랜드 슬램이었다.

 

최승준은 “최근 삼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것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주 최승준의 삼진율은 15.4%에 머물렀으며 타율은 0.364로 높았다. 자신감이 낳은 결과물인 셈이다. 최승준은 “이제 타구를 앞으로 보내는 일만 남았다”며 “현재 좋은 감을 유지해 나에게 찾아올 기회를 잘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조성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