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사회적 정책과제로 떠오른 시기는 18세기 후반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화와 무분별한 도시의 확장 그리고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 위생적인 화장실 문화의 부재 는 커다란 환경적 문제를 야기시켰다. 특히 불결한 쓰레기 처리와 주거 환경으로 인한 콜레라, 이질과 같은 전염병의 창궐은 생활환경 정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었다.
물론 쓰레기 역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몇 년전 위성방송인 Discovery HD World에서 고대시대 뿐만이 아니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와 이집트 카이로,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Trashopolis(쓰레기 도시)’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다. 또한 프랑스 카트란 실기는 <쓰레기 문명의 그림자: 인간이 버리고, 줍고, 묻어온 것들의 역사>(2014)라는 저서를 통해 프랑스의 쓰레기 역사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 문제가 사회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하여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고 체계적인 대책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은 1920년대 이후라 하겠다. 테일러리즘(Taylorism)이나 포드니즘(Fordism)으로 대변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서 쓰레기 생산은 처리 용량을 넘어서기 시작하였다.
또한 미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에드워드 흄즈는<쓰레기학(Garbology)>(2013) 저서를 통해 처음으로 연구하는 한 분야를 학문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즉 쓰레기(Garbage)와 학문(logy)을 합성한 용어를 처음으로 만들어 보급했고, 쓰레기의 형상을 통해 소득수준, 소비형태, 생활습관, 음식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상영화 마션(The Martian)에서 보듯 미래에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쓰레기는 필연적으로 양산될 수 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 역시 시공간을 초월하여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이미 폐쇄된 서울시 상암동 난지도 매립지와 현재 매립 중인 인천시 수도권 매립지는 쓰레기학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생생한 현장이자 보고(寶庫)임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이상익 인천환경공단 이사장·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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