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리, 혼혈선수 아닐 가능성 커져… 검찰 "출생증명서는 위조된 것"

▲ 첼시 리 WKBL제공
▲ 첼시 리 WKBL제공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뛰었던 첼시 리(27)가 한국계 혼혈선수가 아닌 것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과 법무부에 제출했던 자신과 아버지의 출생증명서가 위조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첼시 리는 자신과 아버지의 출생증명서를 위조해 지난해 5월과 10월 하나은행 농구단에 제출한 혐의(위조 사문서 행사)를 받고 있다. 이 서류는 올해 4월 첼시 리의 특별귀화가 추진될 때 법무부 국적과에도 제출됐다.

 

검찰 조사 결과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상의 아버지는 실존하지 않고, 할머니에게는 아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련번호도 출생증명서가 아닌 사망증명서에 사용되는 번호로 확인됐다.

 

첼시 리는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해외동포 선수 자격으로 국내 무대를 밟았다. WKBL은 부모나 조부모가 한국인이면 국내 선수와 같은 자격을 준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외국인 선수 쿼터 적용을 받지 않은 첼시 리의 활약을 앞세워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첼시 리는 득점, 리바운드, 2점 야투, 공헌도, 신인상 등을 휩쓸었다.

 

대한농구협회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첼시 리를 농구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추천했다. 일종의 통과 절차인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만 거치면 한국 국적을 취득해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법무부에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제보가 접수됐고,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혈통 논란이 일었다.

 

하나은행은 이날 “문서 위조가 최종적으로 사실로 밝혀지면 장승철 구단주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한종훈 하나은행 사무국장은 “저희도 속았다. 물의를 일으킨 것은 죄송하다”면서 “결과적으로 검증이 불충분했다. 실체적으로 모든 것이 밝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WKBL은 첼시 리와 관련된 각종 기록을 삭제·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WKBL은 “혼혈 선수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을 논의하고, 곧 관련자 제재 수위와 경기 기록 인정 여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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