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 <도선비기> <매천 황현> <꽃잎처럼> 등 지금껏 굵직한 호흡으로 역사와 관련한 장편소설을 써온 소설가 박혜강이 6년 만에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장편소설 <제5의 숲>(문학들 刊)은 죽음과 맞선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기이자, 인간에게 끊임없이 치유의 손을 내미는 숲의 이야기다.
저자는 지난 6년간 큰누님과 넷째누님 그리고 어머니를 잃었다. 가족의 부재로 인해 건강을 급격하게 상실한 그는 오랫동안 소설을 쓰지 못했다. 자살에 대한 충동과도 싸워야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셸리 케이컨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읽었고,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어느 봄날 찾은 신록이 우거진 숲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고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은 현대사의 격동기인 1979년과 1980년을 관통한다. 박정희 대통형의 죽음과 5·18민중항쟁이 발발한 시대를 배경으로 암을 치유하고자 숲으로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소년의 눈을 통해 그리고 있다.
거대한 죽음의 물결 속에서 그 풍파를 피해 숲으로 숨어들어온 사람들과 ‘4기’ 암 환자들이 모여 마을을 이룬 ‘제5의 숲’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이 곳은 단순히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막장 인생을 살아가는 공간아닌, 희로애락의 숨결이 시시각각 요동치는 바깥세상의 축소판처럼 보여진다.
저자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생의 벼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곧 삶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자연의 순리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값 1만3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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