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 김승기 감독이 태백에 간 까닭은?

▲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단 조성필기자
▲ 사진=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단이 27일 강원도 태백 망한재 산악훈련을 마친 뒤 올 시즌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조성필기자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비시즌 체력훈련을 하고 있는 강원도 태백시를 찾았다. 택시를 타고 선수단이 산악훈련을 하고 있는 만항재로 향했다. 택시기사는 이 곳의 경사도를 묻는 질문에 “아이고, 경사가 상당하더래요”라며 “연식이 오래된 차라면 엔진 과열로 화재가 날 위험도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기자가 탄 택시는 3천RPM을 유지하고도 50㎞를 넘지 못했다.

 

해발 1천330m의 만항재에 도착해 만난 김승기 KGC 감독은 “산 아래에서 선수단 미팅 후 먼저 차량으로 먼저 올라왔다. 부상 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뛰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이 도착한 지 10여 분 뒤 선수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총 8.1㎞ 구간을 뛰어 올라온 선수들은 가뿐 숨을 내뱉으며 한껏 얼굴을 찡그렸다.

 

제일 먼저 정상에 오른 선수는 포워드 석종태(24·192㎝)로, 42분35초의 기록으로 만항재에 도착했다. 그 뒤를 문성곤(23·195㎝)과 김기윤(24·180㎝)이 차례로 따랐다. 목적지에 도착 후 선수단은 모두 구단버스 옆에 마련된 매트에 드러누워 거친 숨을 내쉬었다. 누구보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도착한 건 포워드 이정현(29·191㎝)이었다. 이정현은 만항재에 오르는 도중 벌에 머리를 쏘였다고 한다.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은 뒤에도 한참을 고통스러워 하던 그는 이날 산악 훈련 후 자신의 SNS에 “산악훈련은 너무 힘들어”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KGC 포워드 이정현(왼쪽)과 양희종이 27일 강원도 태백 망원재에서 가진 산악훈련에서 골인점을 앞두고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조성필기자

이같이 선수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산악훈련을 진행하는 이유는 뭘까. 더욱이 농구팬 사이에서는 산악훈련의 필요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김 감독은 산악훈련 이유에 대해 “나도 선수 때 (태백을) 뛰어 봤다. 시즌을 치르면서 이만큼 도움되는 곳이 없다”라며 “트레이너에게 전지훈련 장소를 찾아보라고 했는데 마침 태백을 후보지로 올려 ‘최적지구나’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통합 우승’이라고 밝히면서 “내가 도움도 안 되는 태백을 왜 왔겠나”라고 반문한 뒤 “이번에 우승을 차지해서 마음 편히 여행 가는게 소원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코치를 맡은 10년 전부터 가족여행을 간 적이 없다고 소개하면서 “이제는 갈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 시발점이 태백인 것이다.

 

태백=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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