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여기 세명의 화가 작품이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화가 윌리엄 터너, 미국의 추상화가 로스코와 색면화가 바넷 뉴먼이다. 터너의 그림은 마치 연기 같다. 색과 형태가 하나로 융합돼 꿈틀거리는 그의 작품은 층층이 색을 쌓은 결과다. 직사각형 형태의 파란색이 한 면을 차지한 로스코와 뉴먼과의 작품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터너의 작품이 로스코의 작품 세계와 닮았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장을 역임했던 김형태 조지워싱턴대 교수다. 그는 서울대에서 금융과 재무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에서 한국증권연구원, 국민경제자문위원, 한국거래소 경영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미국 소재 글로벌금융혁신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마디로 ‘경제통’이다.

 

예술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그가 최근 펴낸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문학동네 刊)에서 터너와 로스코의 유사성을 주장하니, 그 근거가 궁금하다.

 

설명은 이렇다. 두 화가 모두 색과 이미지가 깊은 곳으로부터 층층이 쌓여 생성되고 분출되어 나오기 때문에 동적인 생명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림의 생명인 독창성, 그것에 기반한 화가들의 경쟁력 관점에서 두 그림을 보면 매우 닮았다는 데 수긍하게 된다.

 

김 교수는 이어 기업 중 닮은 꼴을 찾아보라고 한다. 제시한 기업은 아마존과 애플, 그리고 삼성전자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회사, 삼성은 제조회사로 이 둘은 로스코와 터너처럼 달라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애플과 비슷해 보이는 아마존이 삼성전자에 더 가깝다며 또 다시 예상을 뒤엎는다. 앞서 제시한 근거처럼 각 기업의 본질을 꿰뚫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아마존은 시스템을 혁신해 최대한 빠르게 배송하고, 삼성은 끊임없이 변하는 반도체기술을 주도하기 위해 신속하게 투자하고 빠르게 생산한다. 두 기업 모두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경쟁력을 ‘속도’로 설정한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두 사례를 토대로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공통된 힘으로 닮음과 다름을 새로운 눈으로 꿰뚫어보는 투시력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예술과 경제 분야를 접목해 신선한 통찰력을 과시하며 재정의력, 원형력, 생명력, 중력과 반중력까지 다섯 가지 힘을 소개한다. 경제경영서이지만 회화, 조각,건축 등 예술 분야를 비롯해 생명공학, 물리학, 뇌과학 등 전방위 지식 향연이 매혹적이다. 값 1만9천800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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