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기득권 깨기

최원재 정치부차장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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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旣得權)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개인(또는 법인)이나 국가가 정당한 절차를 밟아 이미 차지한 권리를 말한다. 그런데 지난 29일 남경필 경기지사가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그 기득권을 깨자고 했다. 남 지사는 “수도 이전은 단순히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수준이 아니다. 그것은 기득권을 깨는 거다”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 이미 차지한 권리를 가진 사람들을 왜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남 지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기득권은 우리 사회의 정치와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기득권이 심해지면 오히려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 

수도 이전 문제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돈과 권력을 안 놓아서 그런 거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부패 권력이 모이고 돈과 권력이 한 곳에 몰리게 된다. 그래서 분산시켜야 한다. 돈과 권력을 나눠야 한다. 불통의 상징 청와대, 특권의 상징 국회를 옮겨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못 한 한계는 헌법 개헌이라는 ‘유리천장’을 못 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깼다. 이미 세종에 인프라가 많이 깔렸다. 지금 청와대는 궁궐형이다. 그것을 소통형으로 가면 된다. 

대통령 관저는 안전하고 작으면 되고 일은 정부종합청사에 가서 하면 된다. 현재 국회도 국회의원 방 하나면 스타트업캠퍼스 기업들이 몇 개가 들어갈 수 있다. 그걸 나보고 하라고 한다면 스타트업캠퍼스를 입주시켜 청년 창업 메카로 만들 수 있다. 국회의원은 공유해서 개인방은 작게 만들고 회의실은 공유하면 된다. 공유면적을 많이 만들어서 소박하게 하면 된다”고 했다. 

부잣집 아들, 5선 국회의원 출신, 현 경기도지사가 기득권을 깨자고 한다. 돈과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수도를 이전해야 한다고 한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이미 차지한 권리가 기득권인데 그걸 나누자고 한다. 아마도 그 기득권이라는 것이 고이고 모여 많이 부패해서 그런 것 같다. 남경필 지사의 기득권 깨기가 ‘이소룡의 도장 깨기’ 같이 시원하게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최원재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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