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이제 그 뜻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의 일상 속에 파고들었다.
초기 캘리그라피는 의미 전달의 수단으로 광고, 간판, 책표지, 영화포스터, 방송프로그램 등에 주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초 기능을 넘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발전해 누군가의 취미이자 특기로 개개인의 일상에서 쓰이고 있다.
특히 ‘나노 블록’이나 ‘컬러링북’과 같이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 치유의 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오태식 교수(두원공과대학교 건축디자인학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 켈리그라피는 지난날을 추억하고 지친 심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습관이었다. 하루를 마친 고요한 새벽이면 어김없이 먹을 갈았다.
때론 기쁨을, 때론 슬픔을, 어쩔 때는 답답하거나 담담한 마음을 넋두리 하듯이 써내려 나갔다.
그렇게 하얀 종이의 여백을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들로 채우고 나면, 비워진 마음에는 새싹 돋듯 푸른 생각이 자라났다.
오 교수가 펴낸 책 <백일동안>(크레비즈 刊)에는 그동안의 캘리그라피 작품이 담겨있다. 책의 제목이 연상시키듯 많은 작품 중에서도 100여점을 엄선해 담았다.
그의 캘리그라피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오 교수는 책의 머리말에 “누군가에게 들키어도 나쁘지 않을 평범하고 소박한 마음을 담았다”고 썼다. 그의 말대로 ‘성찰하다’ ‘계절을 보다’ ‘마음을 그리다’ 등 총 3개의 장으로 나뉜 책은 나를 돌아보고, 관계를 생각하고, 지친마음을 위로해 준다.
그림이 함께있는 것도 그 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단순히 글자와 이미지의 조합한 것이 아닌 그림을 함께 그려넣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와 동 대학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그의 전공을 살려 새로운 장르로 탄생시켰다.
오 교수는 “캘리그라피는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며 “이러한 매력에 빠져 아직도 그 흥에서 빠져나고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값 1만3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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