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학교 밖에서 만난 세상도 따뜻하게

김영규.jpg
학교는 청소년의 교육과 보호라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이라면 으레 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판단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그러니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둔다는 것은 정체성을 잃는 것처럼 여겨지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교육통계를 보면 지난 10년간 매년 6만 여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났다. 대안교육이나 유학, 자기만의 진로계획 등 분명한 목적을 갖고 학교를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다수는 명확한 목적과 대안 없이 학교를 떠난다.

 

그렇게 학교를 떠난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감당하고, 부족한 배움과 사회진입 준비를 혼자서 해내야 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다행히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전국 202곳에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 설치되어 학교 밖 청소년들의 새로운 출발을 돕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1 학습 멘토링, 검정고시를 통한 학력 취득 지원, 복학 및 상급학교 진학 정보 제공, 대학 입학 설명회 개최를 통해 학습권을 지원하는 한편, 다양한 진로탐색 프로그램 및 직업훈련, 인턴십을 통한 일자리 연계 등 내실 있는 사회 진출 준비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천추)학교밖에서 사본.jpg
또한 여성가족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학교 밖 청소년 발굴 지원 협의체’를 구성하여 교육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경찰청 등 5개 부처가 합동으로 학교 밖 청소년을 찾아냄으로써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 육성재단 역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국가적 정책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한편, 수원시의 적극적인 뒷받침에 힘입어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도심 팔달문 가까운 위치에 청소년자유공간(가칭)을 준비중이며 오는 9월 문을 열 예정이다. 열린카페, 밴드댄스실, 놀이공간 등을 갖춘 자유로운 공간에서 자신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고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며 꿈을 실현하기 위한 설계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은 씨앗과 같다. 어떤 나무가 되고 무슨 열매를 맺을 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물과 햇빛 그리고 자양분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기꺼이 그 역할을 맡아갈 때 청소년들은 어느 곳에 있던 자신의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영규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