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의 링에서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청소년들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
학교생활에 적응 못 해 방황하는 학생들을 설득해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시키는 사람이 있다. 강석천 과천시 복싱협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강 회장은 “청소년기 학생들은 자신에 대한 불만도 많지만, 강한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 차 있어 따뜻한 마음으로 이들을 대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한다.
강 회장이 청소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0년 과천시 복싱협회장을 맡고부터다. 과천은 복싱의 불모지였다. 제대로 된 체육관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복싱인구도 50여 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복싱은 골프와 야구 등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비인기 종목이어서 청소년 선수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같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복싱 활성화를 고민하던 강 회장은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평소 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던 강 회장은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불우 청소년에게 권투를 가르쳐 희망을 불어넣어 주자는 생각에서였다. 거리로 나선 강 회장은 방황하는 청소년을 설득, 복싱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3명으로 시작했던 것이 지금은 여학생 5명을 포함해 20여 명의 학생이 복싱을 배우고 있다. 특히 이들 중 2~3명은 매년 체육특기생으로 대학교에 진학하고, 일부는 아시아 선수권대회와 전국체전, 경기도 복싱대회에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 최근에는 과천에서 복싱을 배운 학생이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강 회장은 현재 복싱을 배우는 학생 대다수가 가정환경이 어려워 사비를 털어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내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학생들의 후원을 부탁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한다. 강 회장은 “청소년기에 잘못된 생활을 바로 잡아 주지 못하면 평생 낙오자로 살 수밖에 없다. 내 자식을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아이도 함께 잘 키워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강 회장은 우리나라 복싱은 단순히 상대방을 때려눕히는 운동이 아니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 때는 대일 투쟁 의식으로 발전했고, 가난으로 생활이 어려웠던 1970~1980년대에는 희망과 꿈을 상징하는 스포츠로 기억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강 회장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과천시민이 힐링으로 복싱을 즐길 수 있는 전용체육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큰 규모의 체육관은 아니지만, 복싱동호인이 언제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좋은 시내에 체육관을 마련하는 것이 꿈이다.
강 회장은 “우리 사회가 밝고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미래세대인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며 “과천지역 학생들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끝까지 방황하는 학생들과 동고동락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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