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유통 인프라 구축… 화훼산업 재도약 기회

과천 화훼유통센터 건립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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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계용 과천시장 등이 네덜란드 화훼 유통시스템을 견학하는 모습
10여년 동안 표류해 왔던 과천 화훼유통센터 건립사업이 뉴스테이 개발로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뉴스테이 주암동 지구에 5만여㎡를 화훼유통센터 건립 부지로 지정하고, 인근 공원부지도 화훼관련 시설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천시가 10여 년 전에 추진한 20여만㎡ 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인근 공원부지가 포함되면서 다양한 화훼시설 유치가 가능해졌다. 과천 화훼유통센터 건립 사업은 과천 화훼 농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화훼 산업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우리나라 최대 화훼 경매시장인 과천 화훼집하장이 뉴스테이 개발로 사라질 경우 화훼유통 체계에 대혼란을 일어날 수 있어 이를 대체할 현대식 화훼유통센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이 추진되기까지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우선 개발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뉴스테이 개발은 LH가 부지만 분양하고, 건설업체나 조합 등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다. 따라서 일반 아파트보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화훼유통센터의 경우 건설업체에서 부지분양을 기피하고 있다. 그렇다고 화훼농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기도 어렵다. 

3천억~4천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을 경험이 없는 농민들이 선뜻 나설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화훼 농민들은 중앙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동훈 과천화훼협회장은 “화훼유통센터는 화훼 농민의 개인 사업이 아니라 국가 사업”이라며 “우리나라 화훼 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현대식 유통센터가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화훼산업의 현재

화훼 산업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사업 중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시설 인프라 구축과 품종 연구개발이 떨어져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된 품종이 많지 않아 로열티 부담이 많다. 

특히 장미, 국화, 카네이션 등 외국계 화훼류를 재배하는 농가는 로열티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2002년 국제 신품종보호동맹에 가입해 2009년부터 국내 거래 모든 작물을 품종보호작물로 지정, 품종보호작물에 대한 로열티를 의무적으로 내야 해 농가 부담이 급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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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쿠케호프공원 전경
이런 가운데 화훼 상품을 경매하고 유통하는 현대식 건물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외국에서 바이어들이 와도 비닐 하우스 외에 보여 줄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수출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화훼 경매와 유통시설은 과천 화훼집하장이지만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 등으로 설치돼 있는 과천 화훼집하장은 시설은 외국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이 같이 화훼사업의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아 화훼농가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화훼 재배농가는 지난 9년간 3천333호(27.7%) 감소했으며, 재배면적의 경우 834ha(11.7%) 감소하는 등 화훼재배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과천 화훼집하장을 대체·발전시킬 과천 화훼유통센터

과천 화훼집하장은 183개 업체가 입주해 상시 고용 인력이 400여명, 배송 인력 등 협력업체까지 약 1천여명의 사람이 생업을 유지하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연간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직접 거래하는 농가만 1천300여호에 달한다. 과천 화훼집하장의 상인과 농가, 중소 화원과 소비자 사이에는 믿음과 신뢰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돼 있고,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전승돼 가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과천시의 소중한 무형의 자산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지난 6월 과천 주암지구를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했고, 과천시 화훼산업은 위기에 내몰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과천 화훼유통센터 추진을 통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창출할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과천은 국내 화훼유통의 최대 중심지로, 화훼공판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대량수집과 분산이 용이해 기존 화훼집화장 상권과 결합해 커다란 화훼유통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연구능력을 갖춘 20여개 이상의 화훼경영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도 강점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외곽고속도로, 과천의왕고속도로와 걸쳐 있어 물류이동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유리하다.

 

뿐만 아니라 서울 상권 및 주변 생산단지와의 연계성도 뛰어나다. 화훼 최대 소비지인 서울과 경기도 권역 내 주요 생산단지(성남, 하남, 용인, 의왕, 고양 등)를 이어주면서 주변 문화시설과의 높은 결합 가능성이 존재한다. 

과천과학관, 국립현대미술관, 경마공원, 서울랜드 등 주변의 문화시설들과 화훼를 결합한 신개념 휴양명소 (화훼공원 등)로 개발할 수도 있다. 과천은 국내 최적의 화훼유통산업 발전 여건을 구비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 화훼산업 현황과 운영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네덜란드, 일본 등 화훼선진국의 종합화훼유통센터, 가든 센터들은 각기 다른 형태의 입지특성을 나타낸다.

 

네덜란드는 교통여건이 양호한 생산지 주변에 입지하는 반면 일본의 경우 소비지 주변에 입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타겟시장도 네덜란드가 유럽 전역을 배후 시장으로 하는 수출형이라면 일본은 자국 대도시를 배후 시장으로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화훼유통, 생활용품, 애완용품, DIY가구 등 복합몰로서 기능뿐만 아니라 화훼와 식물관련 다양한 강좌, 이벤트 등이 열려 화훼 및 식물관련 문화 전달의 기능을 함과 아울러 지역의 꽃 문화 및 예술의 전파 중심역할을 한다.

 

네덜란드는 전 세계 화훼생산액 중 15%, 유럽 화훼생산액의 35% 내외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화훼생산국이다. 알스미어 화훼경매장은 전 세계 화훼 수출의 60%를 감당해 내고, 직원이 4천여명, 하루 5천 트럭 분량이 국내외로 유통되는 메카인 동시에 관광상품이다. 

이러한 인프라와 함께 세계최대의 꽃 공원 쾨켄호프공원은 대지에 꽃 공원이 조성돼 해마다 3월 하순부터 5월 하순까지 개장,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아름다운 꽃들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다.

 

일본은 고급기프트시장이나 업무용 화훼(관혼상제용과 점포장식시장)은 시장확대에 있어 고정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양판점. 캐쥬얼 기프트, 가정용 DIY, 인터넷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화훼시장의 형태가 Joyful Honda, 홈센터 Cainz, 오타큐 플로리스트체인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층과 만나고 있다. 결국 화훼산업의 트렌드가 생산의 시대에서 유통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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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구근 생산 농장
과천화훼유통센터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

기존 화훼유통센터 중 절화 위주의 강남터미널, 분화위주의 aT센터는 도소매 등 유통과 편의시설이 격리돼 있는 전근대적 모델이다. 따라서 과천 화훼유통센터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원스톱 쇼핑과 현대적 쇼핑몰 형태의 운영, 다양한 편의시설의 제공, 충분한 주차공간, 쇼핑과 휴식을 동시 충족하는 모델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과천화훼유통센터는 차원이 다른 복합적 문화공유공간의 확대와 개발을 모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시민의 적극적 참여와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꽃 문화를 통한 과천시민의 세대 간 공생, 적극적인 홍보로 국내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헬스센터, 예식장 등 다양한 시설을 입주시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전문인력 양성 및 취업기회 확대가 이뤄져야 하고, 판매, 유통, 교육, 레저, 관광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규모화가 필수적이다.

 

김철민 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화훼산업의 미래는 과천화훼유통센터 건립과 운영방안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과천 화훼유통센터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서는 지하철 연계와 주차시설의 확충, 공원과의 연계개발 등 공공시설에 대한 사업비는 국토부와 LH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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