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사람 냄새

이른 아침 식당 TV 화면에

제주도 유채꽃 소식

요란스러운데

저만치 한 사내가

벌떡 일어나

아흔 살 어머니 모시고

제주도 한 번 가보는 게

소원이란다

오, 저토록 오달지게

가슴 절절한 말

겨우내 팍팍했던 마음 밭에

봄비 내린다

아흔 살 노모 등에 업은

유채꽃보다 더 곱게

일천 마디 뼛속을 돌아

돋아 난 사무친 꽃

북상하는 꽃물결 따라

발긋발긋 물들어가는 세상

음, 사람 향기 참 좋다.

 

구향순

충남 부여 출생. <창작과 의식>으로 등단. 사단법인 한국경기시인협회ㆍ수원시인협회 회원. 소로문학골동인. 시집 <귀향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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