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처럼 지금 세상은 출근길 지옥철처럼 빽빽하다. 조금만 몸을 틀고 움직여도 곳곳에서 문제가 터진다. 갈등, 경쟁, 미움이 일상화됐고, 타인을 향한 신뢰는 사라진지 오래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외치는 책이 있다. 바로 <철학의 참견>(서해문집 刊).
책은 사회가 앓고 있는 각종 문제들에 대해 진단하고 그 해결방법을 모색, 세상에 남아있는 한줄기 희망을 비춘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오랜시간 생명과 생태, 윤리적 소비에 대한 주제를 탐독해 온 생태철학자 신승철은 왕따, 악성댓글, 혐오발언, 신상털이, 보이스피싱 등 일상의 온갖 문제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풀어낸다. 무엇보다 모든 문제를 ‘철학’을 대입해, 철학이 어디까지 이야기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보여준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사회문제를 주목한다. ‘주차문제’ ‘신상털이’ ‘악성댓글’ 등 최근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의 요지를 보여주고, 타자에 대한 예의와 감수성을 지켜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고민한다.
2부에서는 ‘어장관리’ ‘유치원 입학경쟁’ 등의 키워드를 통해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는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병적으로 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현대인들이 경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여실히 담아냈다.
3부에서는 자신의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 묻는다. ‘길냥이’ ‘성형수술’ ‘다이어트’ ‘인스턴트 식품’을 제시해 진짜 욕망을 들여다보는 방법, 가까이에 있는 생명들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제안한다.
4부에서는 ‘보이스피싱’ ‘게임중독’ ‘불법복제’ ‘팬덤문화’ 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온 무의식을 사회적 문제로 확장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무분별한 소비시대에 살고 있는 자신을 성찰한다. ‘보험광고’ ‘대부대출’ ‘야동’ ‘쇼핑중독’ 등 돈과 상품으로 욕망을 해결하는 소비시대의 뒷모습을 살피고, 진정한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찾는다.
저자는 “책은 정의와 분석을 넘어 우리 삶의 갖가지 문제를 해결할 실제적 지혜를 모색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만 바꿔도 세상이 그렇게 삭막하게만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값 1만3천800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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