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전국학생 글로벌경제 토론대회
주최 경기일보 주관 아주대학교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글로벌 차세대 리더들의 토론마당 ‘제6회 전국학생 글로벌 경제토론대회’가 지난 4~5일 이틀간 수원 아주대학교 종합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대회에서는 전국에서 참가한 120명의 고등학생들이 6개 조로 나눠 ▲금리는 동결되어야 하나, 인하되어야 하나 ▲최저 임금은 계속 크게 인상되어야 하나 ▲파견 근로 확대되어야 하나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의 입법은 계속 미루어야 하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필요한가 ▲청년고용할당제, 확대되어야 하는가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1개조는 4팀(찬성 2, 반대 2)으로 구성해 대학원생 멘토의 지도를 받아 조별로 논리적이고 전문적인 의견을 펼쳤다. 또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통계와 사례를 들어 자신들의 논거를 뒷받침하며 토론을 진행하고, 토론에 앞서 독특한 팀 명을 소개하는 등 학생들만의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였다.
특히 토론 대회가 끝나고 마련된 명사 초청 특강 시간에는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가 ‘금리와 환율의 경제학 - 거시경제학의 세계’를 주제로 평소 어려웠던 경제학을 실물경제에 빗대 알기 쉽게 강연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고, 경기도 창조오디션에 출전했던 이강석 남양주시 부시장은 ‘남양주시 미식관광 1등하기’로 재밌는 이야기를 펼쳐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대회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본보 이순국 사장은 “미국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고, 중국은 늘어나는 국고로 경제 영토를 침범하는 동시에 유럽의 브렉시트 영향 등으로 한국은 경제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한국경제의 미래가 여러분의 어깨에 달린 만큼, 본 대회가 미래 경제학도를 키워내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권혁성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심사위원들은 토론주제에 대한 준비 및 이해와 관련된 충실성, 의견 제시 방법에 대한 논리성, 팀원들 간 협동성 등 토론방법에 대해 공정하면서도 심도있게 심사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24개 팀 중 17개 팀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수상하지 못한 팀 중 2명의 학생이 개인토론 우수자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최고 영예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은 안양외국어고등학교 ‘안양외고’ 팀의 김도연ㆍ원하윤ㆍ전지윤양과 전지훈ㆍ김성주군에게 돌아갔다.
경기일보가 주최하고 아주대학교가 주관한 이번 토론대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인천광역시교육청, 수원시,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등이 후원했다. 김규태ㆍ정민훈기자
■ 최저임금은 계속 크게 인상되어야 하나 / 가계소득 증대로 소비가 확대돼 경제가 활성화될 것 VS 영세업체들은 인건비 부담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
최근 고용노동부는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7.3% 인상한 6천470원(1시간당)으로 최종 고시했다.
이를 두고 최저임금의 인상 폭을 늘려야 한다며 매향고등학교 살구 팀의 원재영양(18)은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이 늘어나 민간소비가 동시에 증대된다”며 “이는 기업의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의 고용이 늘어나는 등 경제활성화라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팀인 이한이양(18)도 “저임금 노동자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세대 등 직접적인 당사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며 매년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원여자고등학교 수원여고팀의 이수아양(18)은 “매년 큰 폭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며 “어려워진 중소기업과 영세업체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 커진다”고 반박했다.
같은 팀 강윤선양(17)도 “취약계층이나 저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 손실이 일어나고 신규 채용도 감소할 것”이라며 “상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일반가정이 물가상승 피해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필요한가 / 악의적 의도를 가진 기업으로부터 소비자 권익을 보호해야 VS 기업활동 위축으로 경제침체 이어질 것
최근 옥시,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의 범법행위로 피해자가 발생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찬성 측 수원 영복여자고등학교 관방문걸 팀의 서혜림양(18)은 “피해자의 소송을 유인해 기업의 불법행위를 막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수빈양(18)도 “홈플러스가 경품행사하며 수집한 개인정보를 팔아 200억원 넘게 부당이익을 얻었는데, 배상액은 3억원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승현양(18)은 “민법과 형법 간의 규제공백을 메우고 국가간 법 차이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바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대 의견의 우성고등학교 청열지사 문미래양(18)은 “오히려 소송남발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면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혜주양(18)도 “골뱅이 통조림에서 포르말린이 검출됐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지만 회사는 결국 부도가 났다”며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같은 팀원인 표승희양(18)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동일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하지 않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 제도”라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충분히 소비자를 보호하고 기업을 규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청년고용할당제, 확대되어야 하는가 / 청년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VS 다른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는 불평등 제도
경제불황 여파로 청년실업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청년고용할당제 확대를 찬성하는 수원여자고등학교 임팩트걸팀 라경인양(18)은 “기업은 심각한 사회문제인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대측 청심국제고등학교 102번지 팀의 설혜빈양(17)은 “채용은 기업의 권리인데, 청년고용할당제는 이런 기업의 권리를 침해해 기업효율성이 떨어져 결국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102번지 팀의 최준엽군(18)도 “청년고용할당제는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특정 청년층을 더 채용하는 것이므로 다른 세대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뺏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임팩트걸팀 백지연양(18)은 “청년고용할당제 시행전후인 2013, 2014년을 비교했을 때 35세 이상 미취업자들에게 미치는 불이익은 없었다”며 맞섰다.
임팩트걸팀 이예지양(18)도 “2014년 헌재가 청년고용할당제를 합헌 판단한 바 있고 민간기업으로 확대되면 오히려 청년실업을 해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헌재의 판단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102번지 팀 정민주양(18)은 “헌재가 합헌 판결을 내린 것은 적용범위와 피해규모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이라 미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민간기업에 확대되면 35세 이상 미취업자의 피해가 극대화된다”고 반박했다.
정민훈ㆍ구윤모ㆍ유선엽기자
“매년 수준 향상… 토론회 경험 큰 자산 될 것”
전국학생 글로벌 경제토론대회와 6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김흥식 심사위원장은 매년 학생들의 토론 수준이 조금씩 향상되는 걸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많은 청중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학생들이 이번 토론대회 참여로 자신감을 많이 얻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펼치는 학생들의 모습을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자신의 의견과 달라도 잘 대응하는 걸 보고 놀랐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상대방의 반박 의견을 듣고 차분하게 재반박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 초창기에는 토론하다가 감정이 격해져 언성이 높아진 적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학생들이 토론할 때와 방청할 때 모두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토론대회 평가에선 충실성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 심사기준에 충실성과 논리성·협동성 등이 있지만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지를 높게 평가했다”며 “이번 토론 주제들은 금리나 파견근로 등 전문적인 내용으로, 결코 쉬운 주제가 아닌 만큼 준비가 부족한 팀은 제대로된 토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토론을 위해 어려운 주제를 며칠 동안 준비하며 도전정신을 길렀을 것이고, 팀원들과 함께 협력하는 방법도 배웠을 것”이라며 “대학에서도 토론 수업이 많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주장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토론 연습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엽기자
[수상자 인터뷰] ‘안양외고’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선후배간 환상 팀워크… 토론 완성도 높여”
“이번 수상을 계기로 언제나 경제를 생각하는 글로벌 경제 리더가 되겠습니다”
제6회 전국학생 글로벌 경제토론대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수상의 영예는 ‘금리는 동결되어야 하나 인하되어야 하나’의 주제로 토론한 안양외국어고등학교의 안양외고팀에게 돌아갔다.
안양외고 영어과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안양외고팀은 학업과 병행하는 등 준비시간이 많지 않아 하루 3~4시간 잠을 자며 토론 준비에 임했다고 대회 참가 전 준비 과정을 전했다. 원하윤양(18)은 “평소 경제에 관심이 많았고 토론이 목적이 아닌 문제의 해결책을 도출하려고 노력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성주(18)군도 “학교 선배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대회 출전을 권유하고 독려해줬다”면서 “같이 무대에 오른 THE MECONOMIST팀과 호흡을 잘 맞춰 좋은 토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기뻐했다.
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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