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나눔이 주는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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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변의 사람들로 인해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괴롭고 슬프다. ‘나’ 또한 주변 사람을 즐겁고 때로는 괴롭고 슬프게 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렇듯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김밥장사로 모은 돈, 평생 젓갈장사를 해서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이나 학교에 기탁하는 뉴스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힘든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기사들을 신문이나 TV를 통해 종종 접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가슴속에 뭔가 뭉클함을 느끼곤 한다.

다른 사람의 선행에 대한 이야기를 보거나 듣기만 해도 마치 내가 직접 봉사활동을 하거나 선한 일을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인체의 면역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마더테레사효과’라 한다.

 

1998년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연구진이 의과대생들을 대상으로 테레사 수녀의 봉사 일대기를 영상으로 보여주기 전과 본 후의 면역력 항체수치를 비교해 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면역 수치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고 한다. 다시 연구진은 마더 테레사의 전기를 읽게 하고 같은 방법으로 면역기능을 측정한 결과 면역기능이 높아졌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후 이러한 심리적 효과를 ‘마더테레사효과’라고 명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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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테레사효과와 유사한 연구는 계속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내과의사 앨런 룩스(Allan luks)는 ‘선행의 치유력’이라는 책을 통해서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 연구는 1주일에 8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 3천명 중 95%가 남을 도우면서 또는 돕고 난 후 몸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느끼는 포만감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러한 증상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로 정의한 것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의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이것이 인간의 신체에 몇 주간 긍정적인 변화를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기분만이 아니라 콜레스테롤과 혈압의 수치를 낮추고 엔돌핀도 평소의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얻었다.

 

이렇듯 선행은 그것을 지켜보기만 해도 우리 몸이 건강해지게 할 뿐만 아니라, 직접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의 생명 연장도 가능하게 해준다. 나눔은 그것을 받는 사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주는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다. 나누고 베푸는 일은 정서적, 심리적 만족과 안정은 물론이요, 신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묘약이다.

 

홍창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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