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교육차별, 귀족 대안학교] 2. 사설 입시학원 변질

학교밖 아이 사회 재유입은 말 뿐… 사실상 ‘귀족 입시학원’

당초 대안학교의 설립 취지는 일반 학교에 대한 부적응 학생을 비롯, 공교육의 획일적인 입시위주 교육에 염증을 느끼는 아이들을 해방시켜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회화가 가능한 교육을 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제도권을 벗어난 학생들의 ‘사회 재유입’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상당수의 자발적 미인가 대안학교(일명 귀족 학교)들이 외국어 교육강화를 통해 해외 유수의 대학 진학을 교육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또 일부는 초교 과정부터 국어,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에 대한 소규모 맞춤교육을 진행하는 등 사설 입시학원을 뛰어넘는 특화된 교육과정에 나서고 있다.

 

미국 학교 교육을 그대로 실현하고 있는 A국제학교는 1년에 6대 교과목을 영문 교과서를 통해 영어로 이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권의 유명 대학 출신 원어민 교사가 소수 정원의 학생들을 상대로 SAT(미국수능시험)와 TOEFL 등 해외 명문대 진학을 위한 교육에 나서고 있다.

 

B국제학교는 초ㆍ중ㆍ고교 커리큘럼 전체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또 ACT(미국대학입학학력고사), AP(대학과목 선 이수 프로그램), IBTㆍPBT 토플, SAT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 UC계열 및 IVY 리그 등 미국 유명 대학 진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부적응 학생에 대한 교정을 교육 목표로 내세운 C국제학교는 매학기 영어연극, 영어뮤지컬, 영어토론 및 영어주제발표 대회, 영어영성캠프 등 외국어 특화 수업에 주력하고 있다.

 

초교 과정부터 입시학원 형태로 운영되는 자발적 미인가 대안학교도 있다.

D학교는 외국어와 국어, 수학, 과학 등 입시에 필요한 주요 과목을 집중 지도하는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 E학교는 중학교 과정부터 국내 명문대 진학을 위한 심화학습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 학교는 논술과 독해 클리닉 등 국어 집중 수업, 소수정예 수준별 영어 수업, 멘토링식 소수정예 수학 수업 등 일반 학교보다 더욱 편중된 입시 위주의 교과과정을 운영, 사실상 심화학습기관이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자발적 미인가 대안학교의 한 관계자는 “교육과정에 있어 학교마다 학생들에게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교육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운영비를 학비로 충당하다보니 (조금 비싸지만)자유로운 분위기와 좋은 시설에서 교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자발적 미인가 대안학교는 사실 학교라기 보다는 기관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교육당국으로부터 수업료나 교육과정을 간섭 받지 않기 위해 인가 신청을 하지 않는 만큼, 법적으로 제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규태ㆍ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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