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종이배의 기도

망망대해의 종이배, 

어제는 폭풍우 속에서 

동녘으로 광명의 햇빛이 찬란한 

오늘이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오늘도 기도 합니다

굶주린 배 채우고

허기진 영혼 위로받을 수 있는

내일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합니다

바람 불면 돛 올리고

바람 자면 노를 저으며

세상 바다를 지나갑니다

바람이

시나브로 갉아 먹은 젊음,

머리엔 서리 내리고

새우 등에 곰팡이 핀 얼굴 되어도

서편 하늘 별 밭에 닿을 때 까지

사랑을 노래하며

평안을 염원하며

그렇게 기도하며

쉬지 않고 갑니다.

 

김도희

황해도 사리원 출생. <스토리문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ㆍ경기여류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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