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라이벌전’ 형님만한 아우 없네

SK, kt에 투수전 끝 1대0 신승 세 번의 ‘더블U매치’ 모두 이겨

▲ 프로야구 최초의 수도권 더비 ‘더블U매치’가 열린 2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kt wiz 선발 정성곤이 SK 와이번스 최정을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kt wiz제공
0대0으로 맞선 9회초 SK 와이번스의 공격. 1루 주자 이명기(29)가 벤치 사인을 살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kt wiz 불펜 투수 고영표가 피칭을 시작하는 순간 이명기는 2루를 향해 질주했다. kt 포수 윤요섭이 포구 후 재빨리 송구했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한 이명기의 손이 더 빨랐다. 이 도루는 이날 승부를 가르는 신호탄이 됐다.

 

SK가 2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최초의 수도권 더비 ‘더블U매치’ 3차전에서 kt에 1대0으로 이겨 시리즈 전적 3승0패를 만들었다. 이로써 SK는 연고지인 인천 지역 유소년 야구팀에 전할 기부금 750만원을 적립했다.

 

경기 중반까지 kt 선발 정성곤(20)과 SK 메릴 켈리(28)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켈리는 최고시속 152㎞의 강속구와 144㎞의 커터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빠른 템포로 던지는 공엔 자신감이 실려 있었다. 정성곤은 91일만에 선발 등판이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빼어난 완급 조절 능력을 앞세워 SK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에 불과했지만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변화무쌍한 공을 뿌렸다. 양팀은 8회까지 0대0 행진을 이어갔다.

 

균형은 두 팀의 선발 투수가 물러난 뒤 순식간에 깨졌다. SK 이명기는 9회초 1사에서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명기가 도루에 성공해 1사 2루를 만든 SK는 다음 타자 최정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결승점을 얻었다.

 

정성곤은 7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6탈삼진·무실점하고 교체됐다. 프로 데뷔 후 단연 최고의 피칭이었다. 0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진 못한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켈리 역시 7.2이닝 4피안타·8탈삼진·무실점으로 쾌투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쌓진 못했다. 켈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우완 채병용(34)은 공 4개만으로 0.1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켜 승리를 챙겼다.

 

더블U매치 4차전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kt는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30)를, SK는 ‘잠수함’ 박종훈(25)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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