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 키퍼 사익스, 타 리그 진출 모색… 입국거부
안양 KGC인삼공사의 새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23·177.9㎝)가 타 리그와 계약을 진행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로농구계에 또 한 번 부실한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익스는 지난달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KGC에 지명됐다. 그는 23일 입국해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닷새가 지난 28일까지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사익스의 에이전트는 “사익스가 유럽 리그에서 뛰는 걸 희망하니 계약을 풀어줬으면 한다”고 KGC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GC는 최악의 경우 시즌도 시작하기 전부터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소진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프로농구는 이전에도 비슷한 외국인 선수 계약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해 원주 동부가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다쿼비스 더커가 타 리그와 계약을 이유로 한국행을 거부한 것이다. 당시 동부는 외국인 선수를 다시 뽑는 피해를 입었지만, 어떤 보상도 받진 못했다.
프로농구연맹(KBL)은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외국인 선수가 계약을 위반하고 팀 합류에 불응할 경우 5년간 KBL 선수 자격 정지 제재를 내린다. 제재금은 10만달러 부과한다. 다만, 해당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타 리그 팀이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는 셈치고 제재금을 대신 해결해준다면 사실상 선수가 받는 피해는 거의 없다.
일각에서는 한국 무대를 우습게 보는 외국인 선수와 에이전트에게 놀아나지 않도록 연맹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KBL 입장에서도 이 같은 계약 문제를 근절할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KBL 관계자는 “현재로선 구단이 소송을 걸어 제재금을 받아내고, 지난해와 올해 드래프트에 참석한 외국인 선수 중 하나를 대체 선수로 영입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피해 구단이 보상받는 길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이적동의서(LC, letter of credit)를 발급하지 않으면서 해당 선수가 타 리그에서 뛰는 걸 막고, 국제농구연맹(FIBA)의 중재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김성기 KGC 사무국장은 “우리나 동부 같은 피해 사례가 더이상 나오지 않기 위해선 KBL이 적극 나서 현재 외국인 선수 선발 문제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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