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인천유나이티드 성적 최하위는 감독탓?

이민우 인천본사 사회부장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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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민구단인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1부리그 강등 위기에 놓이면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과 침체된 팀 분위기를 쇄신한다며 20개월간 팀을 이끌던 김도훈 감독과 결별했다. 이번 경질은 지난 주말 수원FC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최하위로 추락한 것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을 경질한다고 해서 선수단의 경기력이 올라가고, 팀 분위기가 쇄신되는지가 궁금하다. 전혀 인과관계가 없다. 그냥 꼴찌로 추락한 책임을 감독에게 물며 ‘네 탓이다’고 한 것밖에 안된다.

 

구단이 내부적으로 최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강등권 탈출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을 때에도 감독 경질은 안건이 아니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어떻게 해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 강등되지 않겠느냐가 회의의 주된 내용이었다.

 

팬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인천구단의 성적 문제를 감독에게만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구단의 열악한 지원은 고려하지 않고, 구단의 비상대책위원회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며 감독을 내보냈다.

 

인천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9명의 선수를 정리하는, 대신 단 한 명도 보강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는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다른 팀으로 옮겨 전력도 크게 약화됐다. 올 시즌 인천의 부진 원인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최악일 때 부임해 선수 임금 체불 등의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FA컵 준우승과 상위 스플릿에 근접한 기대 이상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더 약화된 선수층의 한계를 결국 넘지 못했다.

 

이런 것은 고려되지 않고, 구단측은 지휘봉을 빼앗았다. 이제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면 다행이지만, 성적 반등이 없다면 이젠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감독대행이 된 이기형 수석코치인가? 이번에 김 감독을 경질한 구단 대표나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은 인천시 경제부시장인가? 감독 경질 같은 단순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체질을 바꿀 근본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

이민우 인천본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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