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짧은 문장 안에 올바른 표현은 몇 개나 될까. 정답은 0에 가깝다. 그러나 위의 문장을 보고 어색함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람 자체나 그 사람의 능력보다는 휠체어와 같은 보장구를 강조하는 ‘반평생을 휠체어에 의지해…’ 등의 표현, 장애가 있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편견을 가지게 하는 ‘비록 장애가 있지만…,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등의 표현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은 장애인들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주고 있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친근감의 표시로 ‘장애우’라는 말을 쓰는 경우를 요즘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비장애인의 입장일 뿐이다. 산악인이지 산악우가 아니지 않은가, 체육인이지 체육우가 아니지 않은가. 장애인은 그냥 장애인일 뿐 있는 그대로의 한 인간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장애우’는 정식 용어가 아닐뿐더러 장애인을 비주체적ㆍ비사회적 인간으로 인식하게 하므로 ‘장애인’으로 고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애인에 대해 ‘그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한다. 장애를 그들만의 문제로 규정하는 순간 장애인은 소수계층이 돼 버리고 장애인을 무능력자, 도움을 받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는 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려는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어 결국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립되게 만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12월 말 기준 국내 등록 장애인은 249만406명으로 추정되며, 특히 경기도는 51만2천882명(21%)으로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노력이 다방면에서 이뤄졌지만 여전히 잘못된 편견은 도처에 깔려 있다.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절실하며, 바른 언어사용의 실천이 올바른 인식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흥로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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