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직장이다. 그는 그곳의 인사팀 임원이다. 지원자 면접을 몇 년째 하고 있다. 그의 결정에 지원자들이 울고 웃는다. 그에게 ‘아주 편한’ 자리에서 ‘아주 특별한’ 질문을 했다. “내 아이가 지원자라면 어떤 준비를 시킬 것인가”. 식상한 답변도 있었다. “솔직하게 면접해야 한다” “학벌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런 것 말고 100% 통할 팁을 얘기해 달라”고 했다. 잠시 생각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전공과목 이수를 많이 해야 한다. 득점이 쉬운 교양과목으로 전체 학점을 관리하는 유형은 입사하기 어렵다. 요즘은 (전공을 보는) 비중이 더 커지는 추세다. 입사 관리부서에는 지원자의 성적에서 전공과목 점수만을 걸러내는 별도의 팀이 있을 정도다”. “봉사나 동아리 활동 이력도 도움이 되나”고 묻자 미간을 찌푸린다. “그건 최종 면접관에게 얘깃거리를 주는 정도밖에 안 된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이런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인사 담당자들이 채용 서류를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기업 인사담당자 367명이 답했는데 평균 13분이었다. 이 13분에 읽어야 할 서류가 학력 증명,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이다. 4년-4년제 대학 졸업자의 경우-을 공들여 만든 학력 증명서다. 한 줄이라도 더 채우기 위해 없는 시간 쪼개 만든 이력서다. 전문가에 돈까지 줘가며 작성한 자기소개서다. 이런 서류를 단 13분 훑어 보고 끝낸다니 지원자에겐 허무할 따름이다. ▶결국 ‘모든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볼 것만’을 본다는 얘긴데…. 여기에도 ‘전공 능력’이 들어간다. 같은 조사에서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밝힌 항목은 이랬다. 지원직무 관련 경험(34.1%), 보유기술과 교육이수 사항(18.5%), 전공(13.1%), 보유 자격증(7.9%). 그 임원의 귀띔과 연결된다. “전공과목 이수를 많이 하면 유리하다”는 조언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 ▶학력, 학점, 자격증, 연수, 봉사…. 취업 준비생은 어느 것 하나 버리지 못한다. 전부 해놔야 할 것 같아 붙들고 늘어진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대부분 버려진다고 한다. ‘화려한 스팩’이 ‘면접관에게 주는 얘깃거리’일 뿐이라고 한다. 기업 한 곳, 임원 한 명의 얘기이지만 리얼한 팁일 수 있다. ‘전공을 많이 듣고 높게 따 놔라.’
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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