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세월을 품은 고딕교회에서 서점으로 변신, 한 해 100만명이 찾는 네덜란드의 ‘도미니카넌서점’부터 일본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단골인 ‘기타자와 서점’까지 세계각국의 다양한 서점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세계서점기행>(한길사 刊)은 40년간 3천권의 책을 출판한 저자가 각지의 명소가 된 서점을 기행한 이야기를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담았다. 지난 4월 출간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어 이번에는 들고 다니기 편한 보급판으로 재출간됐다.
책은 세계 곳곳에서 자신만의 철학으로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나라 서점의 현주소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럽의 일곱 곳, 미국 네 곳, 중국 여섯 곳, 일본 두 곳 등 저자가 세계를 돌며 방문한 서점과 그 서점을 이끄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서점들은 전통을 구현한 매력이 있다. 미국의 서점은 계곡가에 자전거길 가까운 곳에 위치해 사람들이 쉬어가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중국의 서점들도 주목할 만하다. 문자의 나라답게 중국인들의 뜨거운 독서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오프라인 서점 지원 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의 서점은 출판대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단순한 서점에 그치지 않는다. 어린이서점 ‘크레용하우스’는 생명운동과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창립자 오치아이 게이코는 서점 운영을 통해 일본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콘셉트는 다르지만 이 서점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리에게는 베스트셀러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기준이지만 이들은 독자 스스로 책을 선택할 권리를 중시한다는 것.
또 지역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한 국가사회의 문화와 정신을 서점이 어떻게 일으켜 세우는지, 지역 일대를 어떻게 재생시키는지 사례를 제시한다. 또 1907년에 문을 연 ‘종로서적’이 2002년 허무하게 문을 닫은 것을 아쉬워하며 부활시켜야함을 책을 통해 주장한다. 값 1만9천원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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