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화성행궁에서

내 가슴 태운 자리 恨 심고 떠난 이여

봉수당 회갑연에 축수잔 받자오니

아들의 지극한 효성 천만세를 빛내리다

뒤주 속 제 아비를 눈 뜨고 볼 수 없어

식음을 전폐하고 발 구르며 애원해도

권력은 가혹하여라 서슬 퍼런 칼날이여

슬퍼서 울어주랴 미쳐서 웃어주랴

골수에 맺힌 원한 녹아내린 슬픔인 걸

울어라 내 아들이여, 엉킨 한을 풀어라

 

구충회

전 경기도교육청 교육국장,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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