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의 문인이 되는 꿈을 꾸던 그는 지난 2014년 68세에 대한문학세계를 통해 등단, 2년여 만에 처녀작들을 담은 시집을 펴내게 됐다. 총 5부로 구성한 시집에는 100편 이상의 작품이 알알이 맺혀 있다.
늦깎이 시인답게 작품마다 칠십 평생 여성이자 아내, 그리고 어머니로 살아온 한 인간의 삶이 따뜻한 시어로 펼쳐진다.
가족에 대해서는 그만의 시어로 정의하고 있다. 시인에게 부부는 “반세기 마주 보며 헤쳐 나온 삶의 질곡 앞만 보고 달려온 든든한 울타리”이고 며느리는 “행복 바이러스 내 사랑 덤 딸”이다.
또 순 우리말 시를 여러편 담았는데 고운 시어들이 신선하고 아름답다. <별 바라기>에 등장하는 ‘동살’(아침햇살), ‘사운 대는’(조용히 소리 없이 가만가만 움직이는’, ‘마녘’(남쪽), ‘하늑이는’(길고 긴 나뭇가지 따위가 힘없이 늘어져 보드랍게 흔들리다’, ‘살가운’(예쁘고 정다운) 등이 그 예다.
특히 긴 시간 무지개를 쫓듯 문인으로서의 삶을 갈망해 온 70세 시인이 소녀처럼 기뻐하는 마음은 독자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문학은 계절도 시간도 거침없이 넘나들고 꿈꾸는 소녀 되어 설레는 마음 흘러간 칠십년 어제처럼 펼쳐내고//치유의 날개에 생기를 불어 밝은 미래 펼치는 오색 무지개//가슴속 검댕이 하얗게 녹여주고//깊고도 넓은 길 유유히 걷는 길 요술 같은 문학의 길”-<문학은> 전문
이와 관련 김현탁 문학박사는 시집 해설을 통해 “오랜 시간 묵언의 삶 속에서 독립군 같은 올곧은 정신과 구부러지고 휘어진 길 속에서도 바른길을 찾아내는 혜안의 눈을 가지고 있다”면서 특히 “따끈따끈한 아랫목 같은 온화함은 결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결 고운 품성으로 시의 세계 곳곳에 잘 숙성된 퇴비처럼 뿌려져 있다”고 평했다. 값 1만2천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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