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여군 1만명 시대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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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지키는 여군이 1만명을 넘어섰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여군은 총 1만263명으로 파악됐다. 각 군별로는 육군 6천915명, 해군 1천264명, 공군 1천694명, 해병대 390명에 이른다. 계급별로는 장성이 2명(준장), 영관 823명, 위관 3천924명, 준사관 24명, 부사관 5천490명 등이다.

여군은 전체 군인의 5.5%로 장교 7.4%, 부사관 4.5%에 불과하지만 남자군인들의 보조 역할에서 벗어나 지휘 일선에서 맹활약 중이다. 초저출산으로 인한 병역자원 부족으로 여군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남성 영역으로 인식돼온 군이 여성에게 문호를 확대하는 것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한 시대적 분위기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실제 여군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4전5기, 5전6기 하는 여성들도 있다. 직업적 안정성이 작용했지만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군인 직업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현재 육·해·공군 일부 병과를 제외하고 여군은 대부분의 병과에 진출해 있다. 육군의 경우 보병연대장, 헬기조종사, 법무관, 군종장교 등 직책에 제한 없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군대 내 양성평등 문화는 갈 길이 멀다. 아직 핵심 보직이나 필수 직위가 여군에게 활짝 개방돼 있는 것은 아니다. 유리천장도 뚫리지 않았다. 군대 바깥 조직에 있는 여성들이 겪는 유리천장과 여군들이 겪는 유리천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군을 동등한 능력과 역할을 수행하는 인격체로 보지 않는 인식도 여전하다. 3성 장군 출신인 송영근 전 새누리당 의원의 ‘하사 아가씨’ 발언에서 알 수 있듯 상당수 군 엘리트층은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여군 대상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영교 국회의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여군 및 여군무원이 피해자인 사건’ 자료에 따르면, 2012년 41건이던 사건이 2013년 48건, 2014년 83건, 2015년 105건으로 급증했다. 군대 내 여성대상 범죄가 느는 것은 여군을 넘어 군 전체의 불안감을 키우는 일이다. 성관련 범죄뿐 아니라 모욕과 항명, 명예훼손과 같은 군 기강 관련 범죄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

현대전은 전자전으로 전쟁 양상이 옛날과 크게 다르다. 전산ㆍ통신 등 섬세한 지혜를 갖춘 여군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우수한 여성 인력을 여군으로 흡수하려면 선진화 된 여군 정책이 절실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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