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밑 장악력은 여전했다. 그가 버틴 골밑에는 외국인 선수조차 쉽사리 접근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직후 왼쪽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은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오세근(29·200㎝). 그가 농구인생 제2막을 앞두고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일 안양체육관에서 원주 동부와 연습 경기를 막 마친 오세근을 만났다. 여름 내내 회복과 재활에 매진했던 오세근은 “최근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힘들지만 조금씩 (몸상태)가 올라오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오세근은 최근 국내 구단 간 연습경기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훈련을 앞둔 오전과 끝난 저녁에 진행하는 재활에도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지금 흘리는 구슬땀이 새로운 농구인생의 시발점인 까닭이다.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센터 가운데 하나인 오세근은 프로 데뷔 후 줄곧 부상을 달고 살았다. 프로 2년차였던 2012-2013시즌을 앞두곤 발목 수술을 받아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기도 했다. 되풀이된 부상에 오세근도 속상한 눈치였다. 그는 “팬들 사이에서도 계속 부상 이야기가 나오는 걸 알고 있다”며 “앞으로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관리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KGC 성적의 최대 변수로 오세근의 몸상태를 꼽는다. 실제로 KGC는 오세근의 몸상태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왔다. 그가 비교적 건강했던 2011-2012시즌에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부상에 시름했던 시즌엔 플레이오프 무대조차 밟지 못하곤 했다. 지난 시즌에도 KGC는 오세근이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4강에 만족해야 했다.
KGC는 이번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승기 KGC 감독이 믿는 구석은 역시 오세근이다.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데이비드 사이먼(34·204㎝)과 함께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오)세근이 몸상태가 아직 60~70% 정도인데 현재까지는 사이먼과 함께 잘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오세근도 “사이먼과 하이-로우 포스트 플레이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근에게는 올 시즌이 새로운 농구인생의 서막이 될 전망이다. 자유계약선수(FA)를 얻는 해이기도 하고, 그는 오는 11일 쌍둥이 아빠가 된다. 오세근은 “안 중요한 시즌이 없겠지만, 이번 시즌은 특히 중요하다”며 “아무래도 남들보다 독기를 품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듯 싶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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