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그림으로 담은 감성 에세이 ‘때를 기다려’(단한권의책 刊)

▲ 때를 기다려

사람들은 미술관의 그림들을 쉬이 지나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저자 박지후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그림을 오래 감상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래서 색다른 방식의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했다. 타이포그래피(문자)와 일러스트레이션(그림)을 결합시킨 것. 저자의 작품은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때를 기다려>(단한권의책 刊)로 탄생했다.

 

책은 저자의 작품 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의 짧은 글을 덧붙였다. 글을 쓴 짱아찌 작가는 마케팅, 경영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멀티플레이어다. 그는 유머러스하고 감성적인 글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자 했다.

 

예를 들면 ‘올때메로나’라는 문구를 기다란 아이스크림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여기에 ‘남친이 놀러 온다고 할 때 여친이 남친에게 하는 말/오빠가 외출할 때 여동생이 오빠에게 하는 말/아빠가 퇴근할 때 엄마가 아빠에게 하는 말/“올 때 메로나!”/우리는 그렇게 늘 메로나를 원했다’라는 글을 더했다.

 

또 ‘악플’ 문구를 권총 모양으로 그리며 ‘댓글 하나가/사람의 운명을 바꿉니다’라는 메시지를 실었다.

 

‘힘들 때/거울을 보며 나에게 건네는 말/괜찮아!’라는 짧은 글은 ‘괜찮아’라는 문구로 이뤄진 거울 앞 사람 그림으로 표현됐다.

 

이 책은 유머는 물론, 사회에 대한 고뇌와 지친 사람들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까지 담았다. 아울러 70개의 문자그림을 담으며 책의 마지막 부분에 ‘알고 보면 깨알재미&작가의 작품 설명’코너도 재미를 더한다. 이 코너에서는 저자가 각 페이지에 담지 못한 그림의 의미를 설명하고 덧붙이는 말을 적었다.

 

국내 제1호 문자그림작가인 저자 박지후는 “문자그림의 각 작품들이 너대니얼 호손의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을 닮았으면 했다”며 “독자의 시선이 머무를 때 책 속 그림들이 ‘큰 바위 얼굴’처럼 생생히 살아날 것이다”고 전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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