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통 이루던 수원 유명 갈비집 주 고객 가족단위 바뀌면서 매출 뚝
대리운전·미용업도 손님줄어 울상
피트니스는 30~40대 남성들 북적 공직사회도 돌잔치·화환문화 없어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한달이 지났다. ‘부정부패’와 ‘청탁’ 등으로 대표되는 사회악을 근절시키긴다는 당초 취지의 달성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법 시행 한달을 맞아 관련 업체들의 성적표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27일 도내 각종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시행된 김영란법으로 인해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기업과 학교 등이 시험케이스에 걸릴 것을 우려, 사실상 회식자리를 잡지 않는 등 사회 풍속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계는 고급 음식점과 대리운전 업계다.
‘갈비의 도시’로 유명한 수원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A 음식점은 법 시행 이후 한우양념갈비 정식 1인분(135g) 2만2천 원, 미국산양념갈비 정식 1인분(225g) 2만 원 등의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다. 하지만 법 시행 이전 공무원과 기업체 관계자 등으로 북새통을 이루던 이곳도 가족 단위 손님이 주요 고객으로 바뀌면서 매출 하락이라는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수원 최대 규모의 일식 체인점인 B 음식점도 공직자 고객을 대상으로 2만 9천900원의 가격으로 풀코스를 제공하는 ‘영란 코스’를 마련했지만,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음식점 불황의 불똥은 대리운전 업계가 맞았다. 용인 소재 W 업체는 법 시행 전 하루 평균 70~80여통의 콜을 받았으나 지난달 28일 이후 30여통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분당에 있는 S 업체도 같은 기간 하루 평균 100여통의 전화 접수에서 절반 이하로, 큰 폭 감소했다. 대리기사들도 하루에 1콜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수원 인계동과 영통 등 번화가내 네일숍과 미용실 등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 지역에 있는 수백여 개의 미용관련 업소들은 고급 주점 등이 사실상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발길을 끊어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배달업과 피트니스 등 법 시행으로 수혜를 본 업계도 나타나고 있다. 성남 K바비큐집은 법 시행 후 가족 단위 식사를 즐기려는 이들이 늘면서 배달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 폭주하는 주문으로, 2주 전부터는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 안양의 G 피트니스는 법이 시행되면서 퇴근 이후 건강을 가꾸려는 30~40대 남성들로 북적이고 있다.
공직사회도 변하고 있다. 경기도청의 경우 경조사를 알리는 사내 게시판에 돌잔치를 알리는 글이 아예 사라졌다. 또 승진이나 전보 시 하던 화환 전달 문화도 자연스레 자취를 감추는 등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식산업중앙회 관계자는 “배달을 위주로 하는 곳들을 빼고는 다들 죽겠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법 시행 후 한달간의 추이를 점검해 대책 마련을 하지 않을 경우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곳이 점점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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