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장애인체육에 아름다운 기부를

경기도가 제3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119개, 은메달 125개, 동메달 116개로 총 19만1천409점을 득점해 ‘맞수’ 서울특별시를 압도적으로 제치고 종합우승 11연패를 달성했다. 장애인체육에서도 경기도가 최고임을 입증한 의미 있는 결과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그동안 엘리트 선수들만의 대회로 치러져 왔던 것을 사상 처음으로 생활체육 동호인부가 신설돼, 전문 선수와 동호인 선수가 함께한 대회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대회였다. 우리 경기도 역시 17개 종목에 걸쳐 123명의 동호인 선수가 참가해 평소 갈고닦은 기량을 뽐냈다.

 

장애인체육은 비장애인체육과 달리 전문체육(엘리트체육)이라 해도, 사실 성적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장애인들이 체육을 통해 얼마만큼 사회생활을 하고, 행복해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현재 경기도 내 장애인 중에 체육활동을 하는 장애인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말은 85%의 장애인들이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체육활동을 전혀 하지 못한 채, 가정에만 머물고 있는 재가(在家) 장애인들이라는 것이다.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대다수 동호인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성적보다 같은 유형의 장애인들과 함께 어우러져 경기를 펼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선수부로 육상 투척경기에 출전해 금메달 2개를 비롯해, 모두 3개의 메달을 따낸 김숙자씨(57)의 사례를 접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김씨는 30세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은 뒤, 한때 삶을 포기하고 싶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였으나 체육활동을 통해 건강을 되찾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체육활동이 가져오는 장애인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도내 장애인들은 체육활동을 하고 싶어도 거주지 주변에 마땅한 장애인체육 시설이 없고, 일부 종목의 경우 고가(高價)의 장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다 많은 재가 장애인들이 체육활동을 즐기고, 이를 통해 전문 선수를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장애인 체육시설과 운동기구, 특수체육지도자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형편상 큰 예산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장애인체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단체 등의 기부와 비장애인들의 재능기부가 절실하다. 장애인과 더불어 함께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보다 많은 분들의 동참을 기대한다.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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