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되는 해인데 경기도가 설립한 이 공기업은 그동안 별다른 혁신도 없었는데 택지, 산업단지, 주택 및 도시개발 사업 등을 종횡무진하며 무척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지난 1997년 창립되던 해에 1천244억원으로 출발했던 자본금은 이제 1조6천억원으로 10배가 넘었다.
한때 우려했던 부채비율도 올해 216%로 건전하고 2010년부터는 최고신용등급(트리플A)을 유지하고 있다. 직원수 400여명으로 올해 매출 30조원에 1천200억원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으니 이만하면 외형적으로는 어엿한 대기업의 풍모를 갖춰 성인이 되기에 충분한 듯 보인다.
그러나 신체 발육 상태가 좋다고 곧 어른이 아니듯이 기업 특히 공기업의 경우는 더더욱 외형적 규모만으로 그 건실성을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재정 건전성과 사업손익 타령하는 것 보다는 자기 책임하에 자기 결정권이 있느냐 없느냐가 성인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본질적인 문제일 것이다.
공사가 성인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는 경기도로부터 인사 자주권을 확보하는 일이어야 한다. 임원중 최소한 절반은 내부 승진 인사로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낙하산도 견제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수십년 청춘을 바쳐 일해 온 직원들이 이사도 되고 사장도 되는 비전과 희망 정도는 심어줘야 한다.
경기도의회가 공사에 대고 백날을 떠들어 봐야 백년하청인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2년짜리 관피아들이 돌아가며 판치는 기업에서 어떻게 혁신이 나오고 책임경영을 할 수 있겠는가.
경기도가 무슨 꾼 돈이라도 청구하듯이 꼬박 꼬박 낙하산을 내리 꽂는 것은 정말이지 해도 해도 너무하는 일이다. 경기도는 낙하산 보내는 짓을 이제 좀 정도껏 해야 한다. 경기도시공사는 경기도청의 것이 아닌 경기도민의 기업이 되어야 한다.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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