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기본기 익히려 유급도 자처한 ‘독종’
안양 KGC인삼공사의 기둥 오세근(29)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몇 년간 무릎과 발목부상 등으로 고생하던 오세근은 이번 시즌 건강하게 코트를 누비며 KGC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최근 KGC는 3연패 후 5연승을 거두며 9승 4패로 원주 동부와 공동 3위에 올라있다.
29일 안양체육관에서 연습을 앞둔 오세근을 만났다. 부상을 안고 뛰던 지난 시즌과 달리 몸이 한결 가벼워보인 오세근은 “연패 기간동안 기관지염에 걸려 밤새 잠을 못자 고생했다”며 “기관지염은 다 나았고 그 외에는 특별히 아픈데가 없다. 근래 몇 년간 요즘이 컨디션은 최고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혈기왕성한 모습으로 2011-2012 데뷔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챔프전 MVP까지 선정된 오세근이지만, 이후 심각한 부상으로 여러차례 선수생명의 위기를 맞았다. 특히, 2011-2012시즌 우승 이후 수술한 발목부상은 치명적이었다.
그가 부상을 당한 곳은 ‘후경골근건’으로 발목에서 아킬레스건 다음으로 굵은 힘줄이라 잘 끊어지지 않는 부위인데 부상이후 아픈 것을 참고 경기를 계속 뛰면서 결국 끊어졌다. 일본에서 대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했으나 주위에서는 선수생명이 끝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오세근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다친 부위가 재활이 어려운 부위라 주변에서 워낙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더욱 오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이를 악물고 재활에 더 매달렸다”고 말했다. 사실 오세근은 학창시절부터 독종으로 유명했다. 중학교 때 농구를 위해 유급을 당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중 2때 농구를 늦게 시작해서 잘 늘지 않았다. 열심히 해도 늘 제자리 걸음이었다. 그래서 학교를 1년 쉬면서 농구에만 매달리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학교 근처 친구집에서 머물며 밤새 연습을 한적도 있다. 생각해보면 그 때가 제일 열심히 운동했던 시절이었다”고 웃었다.
이번 시즌 건강한 오세근의 플레이는 ‘명불허전’이다. 출전시간이 평균 31분 55초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뛰고 있으며, 득점 역시 15점(국내선수 3위)으로 신인 시절 기록한 14.98점을 넘어서고 있다. 또 평균 8.8개의 리바운드 역시 데뷔 후 최고이며, 공격리바운드가 3.4개나 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가 돋보인다.
올 시즌 오세근의 꿈은 소박하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때 부상으로 벤치에서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만 했다”며 “올해 목표는 개인기록보다 건강하게 마지막까지 함께 뛰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타이틀이나 우승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라고 담담히 목표를 밝혔다.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는 오세근이 신인 때 일으켰던 ‘KGC돌풍’을 재연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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