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5분에 그칠지, 10~20분을 넘어 40분이 될 지는 온전히 그의 활약에 달렸다. 과거와 달리 프로농구는 전술이 다양해지면서 선발 라인업이 자주 바뀌고 있다. ‘대체불가’인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감독들은 선발 라인업을 많이 바꾸는 편이다. 물론, 부상자로 인한 ‘대타 선발’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선발이 주는 무게감과 책임감이다. 어찌 보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나, 그 무게감을 잘 견뎌내는 선수가 많지 않다. 긴장하거나, 실수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짙은 것이다. 경험 부족일 수도 있으나, 감독들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어리고 주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그렇다. 경기를 망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 항상 이야기한다. 너희가 망쳐도 수습해줄 형들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부딪치라고.”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말이다. 그는 계속된 기회에도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젊은 선수들을 아쉬워했다.
SK 전에서 조 감독은 ‘눈빛에 절박함이 보였다’라며 만년 후보이던 그를 주전으로 세웠다. 이민재는 기대에 보답했다. 상대팀 외국선수 ‘봉쇄’ 특명을 받아 훌륭히 완수했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프로농구도 20년이 되면서 ‘호봉’처럼 주어지던 연봉 체계가 바뀌고 있다. 1%라도 더 어필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시스템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선발은 일생일대의 기회다. 물론,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선수는 없겠지만, 그 소중한 기회를 날리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은가.
프로농구는 ‘팀’으로서 경기력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본인을 위한 쇼케이스라는 생각도 잊지 않길 바란다. 팬들도 자신있는 프로다운 모습을 기다린다. 기회는 그렇게 많이, 자주 오지 않는다.
손대범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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