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중년들의 겪고 있는 고민을 고스란히 풀어낸 에세이

▲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중년은 방황하기 쉬운 시기다. 중년의 위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느닷없이 위기의식이 찾아든다. 나이가 들면 청춘의 방황도끝나고 인생의 의미도 깨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막상 중년이 되고 보니 오히려 마음속에서 이런저런 불안들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노년을 코앞에 둔 초로라면 오히려 묵묵히 현실을 직시할 수도 있겠지만 청년도 아니요, 노년도 아니요, 딱 그 중간이라고 하는 나이가 애매하기 그지없어서 갈팡질팡한다.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바다출판사 刊)는 ‘나이먹음’에 대해 중년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경험을 고스란히 풀어낸 에세이다.

 

노화에 대한 저항, 부모 부양, 성적인 문제, 갱년기, 질병, 직장에서의 위치, 감정의 마모 등 ‘90세 인생’ 시대에 중년들이 겪는 불안과 갈등의 측면들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무엇보다 40대이기는 해도 아줌마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중년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의 저자 사카이 준코는 3040 여성의 삶을 지속적으로 담론화해 온 작가다. 고등학생 때부터 필명으로 잡지에 칼럼을 쓰기 시작해 30년 넘는 세월 동안 동시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그간 <아이 없는 인생> <아줌마 미만> <무라사키 시키부의 욕망> <깔보는 사람> <지진과 독신> 등 가부장적 사회의 부당한 시선을 비판함으로써 여성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앞서 2003년 출간한 <결혼의 재발견>에서는 30대 이상, 결혼 안 한, 아이 없는 여성을 ‘마케이누(싸움에서 진 개 or 패배한 개)’로 정의했다. 여성이 아무리 사회에서 인정받는다 할지라도 결혼하지 않으면, 가부장적 사회로부터 ‘실패한 여자’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을 자학과 역설의 유머가 진하게 밴 표현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번 책에서는 결코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노년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에는 너무 이른 그 어중간한 자리에서 겪어야 하는 당혹과 비애를 솔직담백하게 펼쳐 보인다.

 

특히 중년 여성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저자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중년 여성을 ‘중년이지만 아줌마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생물로 진단하고, 여성들의 욕구와 욕망에 주목한다.

 

그리고 ‘70세 인생’ 시대에는 50세가 가까워지면 슬슬 인생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평균 수명이 90세로 늘어난 이상 중년기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당연하다며 이 시대의 중년들을 위로한다. 값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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