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새 출발을 선언한 SK 와이번스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팀 마운드의 기둥인 ‘에이스’ 김광현(28)이 팔꿈치 수술로 복귀에만 10개월이 걸려 내년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된 것이다. 올 시즌 김광현과 원투펀치로 활약하던 메릴 켈리와 재계약을 성사시키고, 메이저리그 출신 건실한 내야수 대니 워스를 영입하며 오프시즌 발빠르게 움직이던 SK는 FA 김광현도 4년간 85억에 눌러앉히며 희망찬 내년 시즌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러나 매년 10승 이상이 보장된 국내 최고 좌완투수를 잃으며 마운드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취임 후 ‘선발야구’를 공헌해온 신임 트레이 힐만 감독의 내년 시즌 구상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검증된 에이스 김광현과 켈리에 새 외국인 투수까지 3선발을 구성하고, 올해 가능성을 보인 윤희상과 박종훈으로 5선발을 꾸리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이로 인해 SK는 새 외국인 투수를 뽑을 때 거액을 들여서라도 에이스급 투수를 영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무엇보다 국내에 잔류한 켈리와 베테랑 윤희상,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박종훈의 활약이 중요하다. 올해 200⅓이닝을 던져준 ‘이닝이터’ 켈리와 재계약을 한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켈리는 올해 유독 승운이 없어 9승8패에 그쳤지만, 전체 투수중 투구이닝 2위를 기록하며 SK 선발진을 이끌어 왔다. 지난 두 시즌 활약으로 볼 때 부상만 조심한다면 내년에도 10승ㆍ180이닝 이상을 던져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줄 가장 유력한 후보는 ‘포크볼의 달인’ 윤희상이다. 2012-2013년 두 시즌 연속으로 150이닝 이상을 던지며 선발 주축투수로 활약했던 윤희상은 한동안 크고 작은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23경기만 등판하고도 9승(6패·평균자책 4.84)을 따내 부활을 알렸다.
또 다른 선발 후보중에는 ‘신형 잠수함투수’ 박종훈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종훈은 지난 두 시즌 51차례의 선발 기회를 얻으면서 올해 첫 풀타임 선발로 나서 140이닝(8승13패)을 던지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올시즌 초반 반짝 활약이후 여름부터 힘에 붙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겨울 체력만 다진다면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지난해 가을 팔꿈치 뼛조각 수술 이후 개막전 복귀를 목표로 재활중인 사이드암 백인식과 유망주 문승원, 이건욱, 김주한 등도 5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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